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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데스크칼럼

올림픽, 설, 전운(戰雲)…

기사전송 2018-02-06, 21: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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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청(부국장)


겨울 한파가 창처럼 날카롭다. 찬바람의 갈기가 곧 외투를 들추고야 말 태세로 옷깃에서 요동질이다. 맹위를 떨치는 동장군의 기세는 급기야 주초부터 온 나라에 폭설까지 안겨줬다. 덕분에 주말부터 겨울올림픽을 치르는 주최국 모습에 맞게 온통 하얀 설국이 됐다. 평화롭고 평화로운 순백색의 눈 위에서 펼쳐질 세계인들의 순수한 스포츠 대제전. 부디 평창올림픽이 진정한 평화올림픽으로 치러지길 기원해 본다.

이재용 삼성그룹 수장이 353일의 옥고를 치르고 풀려났다. 왼쪽에선 재판부가 대기업과 자금 앞에 굴복했다고 비난하고, 오른쪽에선 증거 우선주의 아래 정확한 판결이라고 각각 소리를 내지른다. 재판부는 ‘정경유착’ 대신 ‘최고 권력자의 겁박’을 집행유예의 이유로 내세웠고, 특검은 ‘편파적이고, 무성의하며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반발했다. 재계는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어쨌거나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작년 세계 6위에서 올해는 아마존, 애플, 구글에 이어 세계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는 한 발표도 있었다. 922억 달러라는 세계 4위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우리나라의 기업 수장이 영어(囹圄)의 몸에서 풀려나 내일모레 치러질 평창올림픽을 맞이할 수 있게된 것은 어쩌면 무척 다행스런 일일지도 모른다. 아다시피 삼성은 평창동계올림픽의 공식파트너사다. 이건희 회장을 필두로 동계올림픽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었다. 하지만 구속 수감으로 이렇다 할 활동을 할 수 없었다. 공교롭게도 눈 앞에 올림픽 개막이 펼쳐질 시점에서 2심 판결이 나고 보니, 개막식 같은 주요 행사에 삼성의 총수가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정권이 바뀐 후 또 한 해가 바뀌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묵직한 사건들은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MB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의 공범이자 주범’이라는 검찰의 판단 아래 박근혜 정부 이전인 MB정부의 적폐 쪽으로 청산의 칼끝이 겨눠지고 있다. 이런 속에서 여와 야는 ‘정부 개헌안’을 두고 또 한 판 거센 샅바질을 할 기세여서 전운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검사들의 잇따른 폭로도 연일 회오리를 몰고 온다. 강원랜드 수사 당시 외압이 있었다, 없었다를 두고 벌어지는 진실공방에다 성추행의 진실… 시중은행들과 지방은행의 채용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가운데 개헌 논의는 거의 핵폭탄 급 태풍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뺀다는 것을 두고 정당과 정치인은 물론 각 시민단체와 학자들까지 논쟁에 가세하고 나서는 형국이니 가히 프레임 전쟁이라 할 만 하다. 개인의 자유냐, 전체의 자유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난무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전체주의 권위주의를 놓고 참다운 민주주의 정신과 가치를 헌법에 어떻게 넣느냐의 주장들로 판은 그야말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헌법 틀을 제대로 정하는 일이니 판이 달아오르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이념 논쟁에서 조금이라도 밀려나면 우리 헌법이 자유민주주의가 될지 전체민주주의가 될지, 아니면 권위민주주의가 될지 누구도 함부로 다룰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과연 자유시장에 정부의 계획과 통제가 필요한 것인지, 법치를 기반으로 하는 시장에 국가의 규제와 계획이 불필요한 것인지는 매우 정확하게 판단해야 할 문제다. 스스로도 자신을 통제하기 힘든 것이 사람인데, 수많은 국민들을 통제하고 규제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 아니면 자유롭게 자율규제 시스템에 얹어야 맞는 것인지는 인간의 존엄성을 포함한 원론적인 관점에서 반드시 해법을 찾아야 마땅한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빠진다면 사회주의나 전체주의, 획일주의 또는 권위주의 국가 밖에 더 되겠는가.

올림픽도 올림픽이지만 설이 1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재래시장은 대목을 앞두고도 죽겠다고 하소연이다. 손님이 들지 않으니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끊임없이 시장에 개입해 물가를 안정시키고 성장률을 회복시켰노라고 홍보해왔지만 서민들과 영세상인들이 실제 체감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부동산 문제부터 가상화폐, 최저임금 같은 최근 이들 분야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규제들이 과연 국민 개개인을 더 자유롭게 시장으로 접근하게 하는 것이고 자유를 보장하는 것인지, 정말 모를 일이다. 평창 축제는 다가오고, 설도 다가오고, 묵직한 사건들도 잇달아 다가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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