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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인터뷰

“장애인들 행복한 삶 위해 어디든 찾아가 문제 해결”

기사전송 2016-04-24, 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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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환 대구지체장애인협회장
최고 꿈꾸던 육상 꿈나무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 잃어
장애인들 위한삶 걸어와
2007년 자랑스런 대구시민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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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환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장은 “편의시설은 장애인만의 시설이 아니다. 이동에 제약이 많은 노인과 임산부 등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물이다. 이런 인식이 보편화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가득한 봄기운을 마시며 만물이 소생하는 4월. 재활의 의지를 담는 장애인의 달이기도 하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 전후로 전국적으로 많은 행사가 열린다. 지체장애인의 날(11월 11일)도 새로운 시작과 출발을 알리는 숫자 1로 구성됐다. 지체장애인들이 신체적인 장애를 이겨내고 직립하는 모양을 형상화했다. 이들은 여전히 세상에 외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주세요. 장애인이 다니기 좋은 환경은 유모차도, 자전거도 다니기 편합니다. 노약자는 이루 말할 것 없습니다.”

비가 내리던 4월 15일 오전 대구 중구 동덕로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 사무실에서 김창환(66) 협회장을 만났다. 사무실에는 김 회장이 지난 2005년 12월부터 지역 장애인들의 복지 증진과 권익을 위해 일궈놓은 사업의 성과들이 가득 놓여 있었다. 그는 노란색 넥타이에 말쑥한 정장 차림이었다. 밝은 미소에는 여유가 묻어났다. 그는 “평소에도 멋을 많이 부리죠. 어디 나가서 빠지지 않으려고요”라며 웃었다. (편집자 주)

◇험난한 세상과 마주하다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지켜주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벌였습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진행해야 하지요.”

김창환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장은 중학교 3학년 때 육상 선수였다. 평행봉과 철봉뿐 아니라 축구, 족구 등 못하는 운동이 없었다. 전교생 600명 중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였다. 당시 가슴둘레가 1m5㎝였다. 일반 성인보다도 훨씬 큰 체격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운동을 참 좋아했는데, 아쉬움이 너무 컸어요. 죽고 싶었죠.” 어린 그는 자존심이 강했다.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가족들이 모두 잘 때 의족을 차고 걸음 연습을 했다. 더 노력했다. 자연스럽게 걷기 위해 이를 꽉 물었다. 그는 남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싶지 않았다.

김 회장의 이 가슴 저린 유년기는 대구광역시장애인체육회(2006년 출범)를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누구보다 체육 활동을 하고 싶은 장애인들의 욕구를 잘 알기 때문이다. “학교에선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걸었어요. 그래도 학교와 사회는 또 달랐죠. 차별과 편견이 엄청 났어요. 죽고 싶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죠. 그때마다 기도하고 성경을 읽었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김 회장은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 물류회사인 ㈜창진물류를 세웠다. 21살이 되던 해 고향 충북 보은군을 떠나 대구의 한 물류전문업체에 취업했다. 대구의 학연과 지연, 근무 연줄에 지치는 날들이 많았다. 김 회장의 장애만 보고 거절하는 경우는 허다했다. 문전 박대는 일상이었다. 인맥 없이 영업을 뛴다는 건 ‘맨땅에 헤딩’이었다. 험난한 세상이었다. “힘들어서 남몰래 많이 울었죠.” 그는 회상에 잠겨 잠깐 눈시울이 붉어졌다. 당시 업체에서 김 회장은 남들도 하지 못하는 3~4년 만에 고속 승진을 했다. 그만큼 의욕적이고 열정적으로 일을 처리했었다. 그는 “일을 더 많이 배워서 더 열심히 잘해겠다고 생각했다. 영업부터 관리까지 모든 부서를 거치면서 창업의 기반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인간다운 삶을 외치다

김 회장은 항상 꿈꿔왔다. 어려운 이웃뿐 아니라 모든 장애인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매번 되뇌었다. 그만큼의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김 회장은 2000년대부터 작은 결실을 하나씩 보기 시작했다. 2006년 꾸려진 대구시장애인체육회는 5년 동안 그의 사비로 이끌어왔다. 10년째를 맞은 체육회는 앞으로도 더 많은 장애인이 체육 문화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체육회뿐 아니라 전국 광역 단위에선 최초로 지체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기초센터를 대구 8개 구·군에 모두 설치했다. 광역센터 한 곳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데 큰 무리가 있어서다. 수만명의 장애인을 대표해 대구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한 결과였다.

“이제는 장애인들도 자립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으로 장애인의 패러다임은 변했습니다. 동정의 존재가 아닌 스스로 자기 몫을 다해 자립해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취업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수모를 당하지 않아야겠지요”라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후원금은 옛말이라고 했다. “후원금도 한계가 있어요. 유원지 등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 장애인카페 등을 만들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해야 해요. 장애인의 복지 후생이란 이런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중증장애인의 삶을 돕고자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세우고,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동행보호작업장도 만들었다. 현재 작업장에는 40여명의 장애인들이 근로 활동을 하면서 급여를 받아 자신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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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는 지난해 9월 대구지체장애인 하계수련대회로 독도를 다녀왔다.


협회는 현재 중증장애인주거개선사업과 보장구지원사업 등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체장애인 하계수련대회도 해마다 연다. 휴가철을 맞아 걷기 힘든 중증장애인과 함께 전국의 관광명소를 다닌다. 지난해에는 100여명의 중증장애인이 독도에 다녀왔다. “독도에 도착했을 때 장애인들은 환호를 지르면서 정말 좋아했어요. 비장애인도 가기 힘든 장소에 도착했다는 기쁨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오는 10월 7일에는 대구시에서 전국 지체장애인체육대회가 열린다. 대회에 오는 사람만 1만여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단순히 구경하는 입장이 아닌 관람객들도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체육대회 프로그램으로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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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이 대구도시철도3호선 교통약자 편의시설인 화장실을 둘러보고 있다.


◇더 준비하고 더 노력하다

“편의시설은 장애인만의 시설이 아닙니다. 이동에 제약이 많은 노인과 임산부 등이 누구나 함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물이죠. 제발 이 인식이 보편화되길 바랍니다.”

김 회장은 누구보다 지체장애인 편의시설을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2004년에는 지체장애인편의시설 대구지원센터를 문 열었다. 편의시설에 대한 불편 사항이 있으면 현장을 방문하고 검토해 신속하게 처리해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대구시의 관심에서 벗어나 지원이 부족해 제대로 활동을 하진 못하는 실정이다. 김 회장은 편의시설에 대해 유모차를 예시로 들었다. 전동차와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도로와 건물 접근성은 유모차도 거닐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에서 현재보다 나은 이동 수단을 위해 야간시간대 나들이콜과 장애인전용콜택시 운영을 계획 중이다.

보건복지부의 자료를 살펴보면 장애인 중 89.4%는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인한 후천적인 원인으로 장애를 갖는 경우가 크다. 김 회장도 어릴 적 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2001년에는 뇌졸중에 걸렸다. 결국, 한쪽 팔이 마비됐다. 그는 이래서 더 간절하다. “그들의 고통을 알아요. 최소한의 법적 의무사항만 지키는 전시 행정에 치가 떨리죠. 장애인 이동권과 접근법을 장애인에게 묻지 않고, 법에만 맞춰서 시공해요. 정작 이용하는 우리는 2중 피해만 안는거죠.”

그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협회의 각 지부도 자주 돌아다니는 편이다. 힘들고 어려운 부분들을 아우르고 고쳐나가기 위해서다. 그는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이 성공하는 비결이라고 했다. 이 비결은 장애인이 멋지고 행복한 삶을 꿈꾸게 하는 연장선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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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이 한국지체장애인협회로부터 공로패를 받고 있다.


항상 최선을 다했던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대구시 자랑스러운 시민상부터 2008년 4월 장애인의 날 유공자 포상 국민훈장 석류장, 2011년 제49회 대한민국체육상 특수체육상 수상, 2012년 자랑스런 지체장애인 대상 등을 받았다.

◇당당한 주인이 되다

김 회장은 장애인에 대해 “시혜와 보호, 재활의 대상이 아닌 당당한 주인이고 지역의 소비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장애인에게 당부의 말을 건넸다. “장애인도 대구시민의 한 사람이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입니다. 장애는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은 없고 하지 못할 일도 없습니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도 많습니다. 저 역시 지체장애를 겪고 있는 당사자로서 아픔을 공감하기에 더 나은 삶을 살아갈 발판을 마련하도록 뛰겠습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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