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공세·지지율 급락…현실정치 벽 못 넘었다
정치권 공세·지지율 급락…현실정치 벽 못 넘었다
  • 강성규
  • 승인 2017.02.01 18: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도 포기 배경은?
친인척 비리의혹 제기 등
귀국 후 각종 구설수 곤욕
경쟁력·자질도 도마 위
정치권 선 긋기 ‘결정적’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은 정계, 언론은 물론 캠프 관계자와 가족들마저 몰랐을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정국으로 사상 최악의 위기에 처한 새누리당 등 보수진영의 ‘구원투수’이자 대세론을 굳혀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맞설 유일한 ‘대항마’라는 관측이 나오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불과 20일만에 대선무대에서 퇴장했다.

정치권과 거리를 둬왔던 반 전 총장이 ‘현실정치’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중도하차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이 나왔지만 이처럼 이른 시일에 급작스럽게 나올 것이라는 전망은 전무했다.

‘중도하차론’을 제기했던 인사들의 예상과 맞아 떨어진 점은, 현실정치의 상징과도 같은 ‘의혹제기’와 견제세력의 ‘융단폭격’이 그의 불출마 선언에 결정적 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1일 기자회견에서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와 각종 ‘가짜 뉴스’가 대선 포기를 결심하게 된 원인이었음을 시사했다.

등판 타이밍도 좋지 않았다. 지난해 최순실게이트가 터지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등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급상승 한 반면, 그전까지 독보적 1위를 달리던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떨어지며 문 전 대표에게 뒤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귀국 시점부터 일기 시작한 그와 친인척에 대한 비리 의혹, 귀국 후 보여준 민생행보에서 이른바 ‘1일 1 논란’ 등 각종 구설수에 오르면서 컨벤션 효과는 커녕 날이 갈수록 지지율이 급하락하는 조짐을 보였다.

그가 경쟁력과 자질에서 한계와 불안요소를 드러내자 반 전 총장의 영입 내지 연대를 갈망하던 정치권 각 세력도 그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달 31일 보수적 노선을 명확히 하고 ‘개헌’을 기치로 내걸며 반전을 노렸지만, 이마저도 여론과 정치권 각 진영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반 전 총장이 ‘보수진영 구원투수’, ‘제3지대 구심점’, ‘충청권 대망론’ 등 낙관론과 낭만적 정치적 이상에만 기댄채, 혹독한 정치현실에 맞서기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준비는 소홀히 해 낙마를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 직전까지 내색하지 않은 채 인명진 비대위원장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대선에 나서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만나는 등 평소와 다름 없는 공식일정을 소화해 더 큰 파장을 낳았다.

반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 전 사실상 마지막 일정으로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난 것을 두고 보수진영에 ‘암묵적 지지’를 보냄으로써 힘을 실어주려는 포석 아니었겠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장원규·강성규기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