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고향 간 홍준표
대구 동성로 온 안철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27일 자신의 ‘안방’ 대구 유세 현장에서 ‘후보 사퇴 여부’와 ‘반문 연대’에 대한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
유 후보는 이날 오전 대구 수성구 지하철2호선 담티역에서 이학재 의원과 정용만·남호균·박병훈 당협위원장 등이 진행하는 ‘새로운 보수의 길을 구하는 국토대장정’에 합류, 1시간 동안 함께 도보로 이동하며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유 후보는 최근 당내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고 의원들의 탈당설 등에 대해 “원칙에 안 맞고 명분이 없다. 여러 가지로 당이 많이 어려운데 국토대장정이 당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음을 합쳐서 완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당에서 의견일치가 안 됐고, 그래서 당론이라고 쓰면 안된다”며 “(탈당설) 루머나 가지고 뭐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이어 방문한 영남대학교에서 학생들과의 함께한 오찬 간담회에서도 학생들에게 세 번이나 같은 질문을 받았다.
유 후보는 “한국당은 바뀐 게 아무것도 없고 국민의당과 우리는 외교·안보 쪽이 많이 다르다. 노선이 다른 정당이 합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끝까지 가겠다”고 완주 의지를 재확인했다.
유 후보는 “5월 9일(선거일) 제 이름이 투표 용지에 있을 것이고 4번 찍으면 4번 됩니다. 입장 변화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정치외교학과를 전공하는 한 학생이 대선 관련 과제 주제로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는 공략’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고 하자 “한 사람이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한 사람 머리로는 다 할 수가 없다. 빨리 써서 미리 가르쳐달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지홍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7일 대구·경북(TK)을 거쳐 충청 공략에 나섰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텃밭’ 표심을 단단히 붙들어 매고, 그 지지 열기를 ‘중원’으로 옮기겠다는 전략이다.
홍 후보는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전국 성인 1천520명을 대상으로 24~26일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전체 3위였으나 보수층에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홍 후보는 이를 발판으로 영남권에서 ‘동남풍’을 일으킨 뒤 충청을 거쳐 수도권으로 진입하겠다는 구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날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규모 유세전을 펼쳤던 홍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구미역과 김천역에서 거점유세를 진행하는 등 ‘보수 표밭’을 훑었다.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으로, 서문시장과 함께 TK 보수 민심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장소로 꼽힌다.
홍 후보는 이날 구미 유세에서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박 전 대통령을 꼽으면서 ‘박정희 향수’를 자극했다.
그는 “인권문제에서 공과가 있지만 박정희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을 오천 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줬다”면서 “지도자가 누구냐에 따라 나라가 어떻게 바뀌는가를 보여준 경우가 1960년대 최빈국 대한민국과 부국 버마(미얀마)”라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오후에는 천안을 시작으로 충청남도 각지를 잇달아 돌며 득표 활동을 벌였다. 그는 재래시장과 터미널 등 인파가 몰리는 곳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7일 대구를 찾아 “오늘 이곳에서 계파 패권주의 종말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의 대구 방문은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두번째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 지지율이 급락하자 반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일원에서 유세를 통해 “자기 마음에 안드는 이야기한다고 아랫사람에게 호통치는 후보, 오만하지 않냐. 아들 취업비리 의혹을 물어보면 ‘그만해라’ 말 자르는 태도, 불통아니냐”라며 “이런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되겠냐, 국민들의 말 듣겠냐. 이대로 가면 미래 없다”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했다. 동성로에 모인 시민 300여명은 “망한다”라며 박수를 치며 안 후보를 응원했다.
안 후보는 “저를 지지하는 국민을 적폐라고 공격하던 문 후보가 이제 와서 통합을 말한다. 한번 속으면 실수지만 두번 속으면 바보다”면서 “저 안철수, 말로만 통합 이야기하지 않고 대구경북민 여러분의 목소리 소외되지 않는 진짜 통합정부 만들겠다. 무너진 자존심 되찾아드리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요즘 홍준표(자유한국당) 후보 뜨는 거 보고 누가 웃고 있는지 아냐, 홍 후보는 문 후보 지지자들에게 박수 받고 다닌다. 민주당은 요즘 홍 후보는 비판도 안한다. 여러분은 안철수를 찍어야 계파 패권주의 집단을 막을 수 있다”며 이른바 ‘홍찍문(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대통령 된다)’ 프레임을 언급했다.
안 후보는 동성로 유세에 앞서 2·28민주운동기념탑을 찾아 참배한 뒤 대구시의회에서 지방분권개헌국민회의와 지방분권개헌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