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지도부는 총사퇴
바른, 추가 탈당 땐 ‘존립 위기’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신 야권’ 정당들이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과 선거 기간 동안 감춰져 있던 내홍이 수면 위로 부상하며 대선 하루 만에 극심한 후폭풍에 직면했다.
정우택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 권한대행은 10일 홍준표 대선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한 ‘바른정당 탈당파 복당’을 재논의해야 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당 주류인 친박계가 ‘당권 경쟁자’인 홍 후보에 사실상 반기를 들고 나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당 안팎에서는 ‘드디어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대선 승리 가능성이 낮았던 홍 후보가 ‘잘 되면 대권, 못 해도 당권’을 노리고 있다는 것은 이미 선거과정에서부터 정설처럼 받아들여졌다. 친박계가 홍 후보의 예상외 선전에 반색하면서도 또 한 편으로는 경계한 이유이기도 하다.
숨죽이고 있던 친박계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 및 한국당 재합류 문제가 불거졌을 때다. 이는 대선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홍 후보와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이 ‘홍준표계’로 세력화되는 것을 경계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대선 패배에 책임지고 이날 총사퇴했다. 예상외 참패에 대한 책임론에 휩싸인데다 ‘재기를 위한 발판’인 국회의원직마저 사퇴한 안 후보는 ‘정계은퇴’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날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서 “지도부가 사퇴하고 새로운 모습의 당으로 나아가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다음 주 쯤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것을 당에 제안했다.
박 대표는 그러나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안 후보의 정계은퇴설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언급한 것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면서,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주장하고 또 야당 대표에게 와서 ‘모든 걸 존중하겠다’라고 하면서 선대본부장은 첫날부터 완장차고 상대 당 후보 정계은퇴하라고 요구하는 게 뭐냐”라며 “그러니까 패거리 정치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10%대에도 미치지 못한 저조한 성적표를 기록한 바른정당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의원 몇 몇의 추가 탈당을 점치는 관측도 심심치않게 나온다.
현재 20석인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이 추가 탈당을 강행할 경우 원내교섭단체의 지위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당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 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