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타지보다 봄 기온 높아
지역 실정따라 재제정 필요”
산림청 “탄력적 식재 권장”
16일 대구지역 곳곳에서 식목일 기념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식목일을 3월로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처음 식목일이 제정된 이후 72년이 지나는 동안 봄철 기온이 상승한 만큼 식목일 재제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 최근 각 지자체가 시행하는 식목 행사는 대부분 식목일보다 한 달가량 앞선 3월 중순에 열리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대구시 주관 ‘제73회 식목일 기념 범시민 나무심기 행사’는 식목일인 4월 5일보다 20일 이른 16일에 개최된다. 대구 북구·서구·중구도 이날 나무 나눠주기 행사를 열 예정이다. 대구 달서구의 경우 지난 3일 식목 행사를 가졌다.
대구시 식목일 기념행사 개최일은 매년 앞당겨지는 추세다. 지난해의 경우 올해보다 6일 늦은 3월 23일에 열렸다. 지난 2016년과 2015년에는 각각 3월 25일, 3월 27일에 행사가 개최되는 등 최근 3년간 식목 행사 개최일은 당겨졌다. 4월 5일 열린 식목 행사는 지난 1998년이 마지막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식목일 제재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처음 식목일이 4월 5일로 제정된 것은 72년 전인 1946년. 그동안 지구온난화 등에 따라 3~4월 봄철 기온이 상승했고 나무를 심기에 적당한 시기도 변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대구지역의 4월 5일 평균 기온은 영상 12.6도로, 1940년대 평균 기온 영상 8.9도 대비 3.7도 올랐다.
같은 기간 땅속 5cm 지점 온도는 3.1~4.9도 상승했다. 나무가 자라기 시작하는 시기는 평균 기온 1도 상승 시 5~7일 앞당겨진다.
이요한 영남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교수는 “기온 등 환경의 변화에 따라 식목일을 3월 중순으로 당겨야 한다는 것이 학계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3월 초까지 당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4월 5일 식목일은 서울 등 수도권 기준”이라며 “특히 대구지역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봄철 기온이 높다는 지역 특성이 있어 기존 식목일을 기준으로 식재 기간을 지정하는 것은 대구지역 실정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산림청은 식목일이 가진 역사적 의미와 계절적 요인을 이유로 식목일을 4월 5일로 유지하는 동시에 기온 변화와 지역별 특성에 맞게 식목일 기념 식재 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남부지방산림청 관계자는 “식목일 날짜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된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 산림청에서는 식목일 재제정에 관해 검토 중인 부분이 없다. 앞으로도 재제정은 힘들 것”이라며 “대신 지역마다 적정 식재 시기가 다른 점을 고려해 각 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식재 기간을 운영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