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나면 무조건 공원과 운동장으로?
지진 나면 무조건 공원과 운동장으로?
  • 정민지
  • 승인 2016.09.2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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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진대피소 80% 넘는 294곳이 일반공원
운동장도 61곳…단순 대피 뿐 아무 역할 못해
장소 안내도 없어…체계적 대책 마련 서둘러야
각 지자체마다 지진 대피장소가 지정돼 있으나 대구의 경우 80%이상이 일반 공원이어서 단순 대피소 외에는 아무 역할을 못하는데다 상세 대응 매뉴얼조차 없어 주먹구구식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더불어 지역 내 지진 대피장소와 내진설계가 된 지진안전성 표시제 건축물이 있어도 일반 시민들에겐 제대로 홍보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지역 지진 대피 장소는 8개 구·군에 총 362곳(수용인원 56만9천335명)이다. 달서구가 153곳으로 가장 많고 중구는 9곳에 그쳤다. 시설별로는 전체의 80%인 294곳이 공원이었고 학교를 포함한 운동장이 61곳, 공공공지 등 기타 7곳이었다.

하지만 대구시청과 구·군청 홈페이지 어디에도 지진 대피 장소는 게시돼 있지 않아 전화로 문의하는 수밖에 없었다. 많은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내진 설계를 갖춘 안전한 장소’ 역시 전혀 홍보가 돼있지 않았다.

지난 2013년부터 내진 기능을 갖춘 공공건축물에 부여되는 지진안전성 표시제 건축물은 대구에서 24곳이다. 월배차량기지 지하주차장 등 도시철도공사 4곳, 동구 일부 주민센터와 경상감영 주차장 등 대구시설공단 소유 주차장 6곳, 대구환경공단 내 건물, 삼성라이온스파크 등이지만 이를 알고 있는 시민은 거의 없다. 이곳들은 지진 대피 장소도 아니다.

지자체 홈페이지에는 민방위 비상대피시설만 나와있을 뿐이며, 이를 토대로 한 정부의 국민재난안전포털도 마찬가지였다. 지진 대피장소 홈페이지 게재 여부에 대해 대구시와 구·군 담당자들은 “확인해 봐야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실제 지진대피 장소로 지정된 대구 남구의 한 공원을 찾았지만 표지판은커녕 주민들조차 이곳이 지진대피 장소인지 알지 못했다. 문옥선(여·77)씨는 “살 떨리는 지진이 발생한 지 2주가 다 돼가는데 어느 누구도 어디로 대피하라고 알려주지 않았다”며 “매일 찾는 공원이 지진 대피소인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더욱이 지정된 지진 대피 장소들 역시 응급구호가 불가능한 일반 공원에 불과해 대피소로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부분 야외 공간이다 보니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는 일정 기간 안전하게 대피할 장소로는 부적합할 뿐 아니라 학교 시설물의 경우 야간에 폐쇄하는 경우도 많다.

대구시 재난안전실 관계자는 “지진 대피 장소는 넓은 운동장이나 고층 건물이 없는 공원을 위주로 지정됐지만 개방된 공간 어디든 대피하면 된다”며 “시민들이 문의하면 주변에 큰 건물이 없는 주차장 등으로 가라고 알려준다”고 말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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