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고음으로 무대 장악…‘그 명성 그대로’
현란한 고음으로 무대 장악…‘그 명성 그대로’
  • 황인옥
  • 승인 2014.06.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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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로지나 역 캐슬린 김
한국 첫 오페라 데뷔 무대 ‘성공적’
뉴욕을 사로잡은 연기도 압권
“고국서 활발한 활동 이어갈 것”
캐슬린킴
캐슬린 김
오페라 아리아를 들으며 가사 내용이 절실했던 기억은 지난해 대구를 처음 찾은 캐슬린 킴의 콘서트를 관람할 때였다.

오페라가 대개 이태리어, 독어, 불어 등의 원어로 노래하는 것이 불문열이었던 이유로 팜플렛에 나와 있는 간단한 설명을 제외하고 가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섬세한 감동은 원천 차단해 온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1년 전 그녀의 노래는 이 시스템을 처음으로 불편하다고 의식할 만큼 청중의 감정선을 뒤흔들어 놓았다.

그로부터 1년여 후 그녀의 한국 첫 오페라 데뷔 무대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하는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선택했다는 소식은 적잖은 흥분을 이끌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MET HD’시리즈에서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를 선보여온 그녀의 역량과 1년 전 그녀가 보여준 감동을 이번 오페라 무대가 제대로 감상하는 기회로 다가왔던 것.

지난 31일 제1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운명의 힘’의 돈 카를로 역으로 성악가상을 수상한 바리톤 석상근 등의 초호화 출연진들로 구성된 드림팀의 무대가 지난 29일 부터 막이 오르고 그들의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름다운 두 청춘 남녀가 방해꾼이라는 역격을 극복하고 사랑을 쟁취해 가는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려낸 이날 공연에서 캐슬린은 사랑스러운 로지나 역을 처음부터 그녀의 역이었던 것처럼 안성맞춤으로 소화하고 있었다.

사랑스러운 목소리와 연기로 뉴욕 메트로폴리탄을 매혹시킨 그녀의 강점이 이날 무대에서 유감없이 발휘되며 관객을 사랑에 빠진 로지나의 감정 속으로 끌어 들였다.

첫 공연을 며칠 앞두고 만나 그녀는 “‘목소리가 좋은 한국인의 강점에 연기가 잘 녹아들며 무대에서 자연스럽다’는 평을 메트로폴리탄에서 해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의 큰 강점은 무대를 즐기는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매력을 피력했다.

인터뷰 후 공연을 보며 마치 가면을 쓴 것같은 서로 상반된 두 얼굴의 그녀와 마주했다. 인터뷰에서 목소리를 아끼며 최대한 낮은 소리로 소곤거리며 절제하던 그녀의 모습과 공연 무대에서 정제된 폭발력으로 사랑스러운 연기와 노래를 뿜어내는 그녀의 두 얼굴은 전혀 달랐다.

짧은 시간 동안의 작품 준비로 몸무게가 2kg이나 빠졌다는 그녀는 “몸이 악기라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또 해외 스케줄이 많아 돌아다니는 생활도 만만찮다”면서도 “음악인들이 다 같이 모여서 작업하는 기쁨과, 무대가 끝난 후 보내주는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끊임없이 나를 무대에 서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소프라노 중에서도 현란한 고음이 특징인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다. 어두운 음역과 높은 음역의 빠르고 현란한 질주라는 상반된 발성을 능숙하게 처리해야 한다. 그녀는 이날 공연에서 이 두 발성의 교차를 관객이 못 느낄 정도로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좀 더 많은 역할을 소화하고 무대에서 즐기는 성악가가 되고 싶다”는 그녀는 이번 무대를 계기로 고국에서의 좀 더 활발한 활동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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