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냐 악이냐…테러리스트들의 고민
선이냐 악이냐…테러리스트들의 고민
  • 황인옥
  • 승인 2014.06.05 13:3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극 ‘정의의 사람들’ 11~28일 예전아트홀
극단예전연극정의의사람들
극단 예전 연극 ‘정의의 사람들’ 연습장면
테러가 일어났다고 치자. 이 사건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한다. 이 둘 사이에는 각자의 위치에 따른 사건에 대한 나름의 해석이 있다. 가해자는 자신을 악을 바로잡는 정의의 사도로, 피해자는 그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극명한 희비가 교차한다.

하지만 알베르 카뮈의 동명 희곡을 모티브로 하는 연극 ‘정의의 사람들’은 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 가해자 스스로 자신의 행동에 절대선을 적용하지 못하고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는 구조로 접근한다.

실제 1905년에 일어난 러시아 사회주의 당시 테러리스트(사회혁명당원)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이 이야기는 러시아의 황제 니콜라이 2세의 숙부인 세르게이 대공을 암살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테러리스트들은 대공을 암살할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그의 마차에 폭탄을 던져 살해하려 하지만, 거사 당일 대공의 어린 조카가 마차에 타고 있어 결국 폭탄 던지는 것을 포기한다.

그들에게 순수한 ‘아이’는 나름의 타당성을 부여하며 ‘절대선’이라고 규정했던 자신들의 행동이 정치적 선택이 ‘선’이 아닌 ‘악’일 수도 있다는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가 된다. 그러면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우리에게 던진다.

극단 예전이 예전아트홀 개관 2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연극 ‘정의의 사람들’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20주년 기념 무대에는 모두 4개 작품이 공연된다. 이 공연은 그 두 번째 작품이다.

극은 총 5막으로 구성된다. 2시간 공연 동안 공연은 테러가 주는 무거움과 난해한 대사, 논리적인 쟁의가 교차하며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지적 감성을 자극한다.

박진감 넘치는 리듬감과 구성과 개성 있는 등장인물 간의 긴장감은 지적인 요소에 상업적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장치다. ‘무거움’과 ‘박진감’의 적절한 배치로 관객을 흡입하는 이번 공연에는 임호준, 하연정, 양진택, 김찬양, 이경훈, 조혜숙, 김태석, 김태현 등의 출연진이 열연한다.

극단 예전은 지난 3월 중순 예전아트홀 개관 20주년을 기념한 첫 작품 ‘내 이름은 조센삐’를 공연한 데 이어, 향후 연극 ‘오장군의 발톱’(9월말 예정), ‘산불’(12월 예정)을 잇따라 무대에 올린다. 공연은 오는 11일부터 28일까지, (053)424-9426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