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4년만에 돌아온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새영화> 4년만에 돌아온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 승인 2015.02.03 08: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판 셜록 홈스와 왓슨 커플이 4년 만에 돌아왔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에 이어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에서 호흡을 맞춘 명탐정 ‘김민’(김명민)과 조력자 ‘서필’(오달수)의 얘기다.

정조 19년, 6개월째 외딴 섬에 유배 중인 김민에게 찾아오는 사람이라고는 서필과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달라는 소녀 다해, 그리고 가끔 (건성으로) 유배지를 점검하는 관군뿐이다.

조선 전역에 불량은괴가 유통되고 있어 백성의 삶이 한층 팍팍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접한 김민은 결국 탐정 본능을 참지 못하고 유배지를 이탈해 뭍으로 향한다. 하지만 뭍에는 이들이 6개월 전 위장 잠입으로 붙잡아 복수를 벼르는 검계 무리가 기다리고 있어 사건을 조사하기는커녕 도망치느라 바쁘다.

우여곡절 끝에 왜관으로 향한 김민과 서필은 소녀들이 숨진 채 뭍으로 떠내려오고, 이들이 불량은괴를 만드는 데 이용돼 청산가리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불량은괴 유통 사건과 소녀의 실종 사건까지 동시에 파헤치려는 김민과 서필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미모의 여인 ‘히사코’(이연희)가 나타나고, 수사는 점차 혼선을 빚는데….

극을 이끄는 두 주인공, 김민과 서필의 캐릭터는 전편보다 한층 명확해졌다. 명탐정 김민은 여전히 천재 같으면서도 허당인데다 조금이라도 불리하면 숨거나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기 일쑤이지만 그 뻔뻔함은 결코 밉지 않다. 예쁜 여자에게는 한없이 약한 모습도 그대로다.

단순한 개장수인 줄 알았더니 거상이었던 전편보다 비중이 커진 서필은 여전히 그런 김민에게 거침없이 ‘돌직구’를 날리지만 때로는 ‘바바리맨’으로 분하는 등 김민을 적극적으로 돕는 어엿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오달수는) ‘날 믿고 던져라, 난 스펀지니까 다 받아줄게’라는 무언의 눈빛을 보낸다. 내가 믿고 던지면 다 흡수해서 나한테 되돌려준다”는 김명민의 말처럼 뛰어난 한 쌍의 ‘배터리’(투수와 포수를 함께 일컫는 말)가 주고받는 호흡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깨알 같은 웃음도 여전하다.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의문의 미인이 등장하고, 그 뒤에는 가슴 아픈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이야기 구조는 ‘각시투구꽃의 비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편에서 한지민이 한객주 역을 맡아 섹시함과 지고지순함을 오가며 연기 변신을 꾀했다면 이번에는 이연희가 왜에서 온 기생 히사코 역할을 맡아 미모를 뽐낸다.

“무엇이 되는지조차 생각할 수 없는” 노비의 딸로 태어난 소녀들의 아픔을 통해 “귀한 대접”을 받지 못했던 조선 여성들의 한을 담아낸 점도 전편과 맥을 같이한다.

영화의 스케일은 한층 커졌다. 김민과 서필은 말 그대로 육해공을 넘나들며 맹활약을 펼친다.

김민과 서필이 저잣거리에서 도망치는 장면 등 일부 장면은 조금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클로즈업으로 잡아내는 바람에 화면이 다소 튀는 경향이 있지만 그만큼 박진감은 넘친다.

전편에 이은 명탐정 김민의 다양한 발명품도 볼거리다. 김민표 라이터와 ‘루빅스 큐브’, 단 한 번도 비행에 성공한 적 없는 대형 행글라이더 ‘비거’, 야광 물질 등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가 넘친다. 어설픈 시각장애인을 연기하는 가수 조관우의 반전 매력도 눈여겨 볼만하다. 영화적 개연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설 연휴를 함께 보내기에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듯하다. 3편의 제작도 내심 기대된다.

전작을 연출한 김석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월 1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25분.

연합뉴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