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곤 시인은 시조의 관습과 문법에 매우익숙하고 유연하다.
어쩌면 현대화된 고시조 같기도 하고 음보와 자수가 규법적이면서 유창한 것이 특징이다.
때로는 낯설만큼 고색창연하고 때로는 전원적인 감성과 시선으로 가상의 세계를 엿보는 듯 하다.
'사모곡' '그리움' 등 100여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는 이 시집은 각지를 여행하며 거둬 올린 감상들과 지인들에 대한 축원과 헌시 등이 망라돼 있다.
세상에 대한 경험과 연륜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원숙함에서 지도자의 체취를 느낄 수 있으며, 세상을 호령하기도 하고 길 안내자의 역할도 자처하면서 시조를 통해 세상과의 합의점에 도달하고자
한다.
특히 시인은 다사다난한 일상에 몰두하기보다는 생존의 의미와 세상의 대의명분, 지향할 바 가치
관에 주목한다.
그렇게 스스로를 북돋우고 그러한 기개를 주위에까지 전파한다.
작은일에 부르르 떨며 근시안적인 행복에 안주하지 않고 대의명분을 내세워 몸으로 치고 나가는 선지자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시(한국문학), 시조(문학예술) 신인상으로 등단한 작가는 대구어문학회장과 한국예절교육연구 회장 등을 역임, 시집 '시들지 않는 또 하나의 시간' 등 8권의 시집을 발간했다.
문화예술출판부. 총150쪽. 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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