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엉터리 여론조사’와 여론조작
[윤덕우 칼럼] ‘엉터리 여론조사’와 여론조작
  • 승인 2021.07.2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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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엉터리 여론 조사’도 되풀이 되면 사람들은 믿게 된다. ‘엉터리 여론 조사’라고 우습게 생각하면 절대 안된다. 그래서 최근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엉터리 여론 조사’를 경계하는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엉터리 여론조사’라고 의심하겠지만 두번 세번 같은 결과가 되풀이 되면 사람들은 결국 아 그런가 한다. 국민들이 생각할 때 지지율이 올라갈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지지율이 올라간다. 지지율이 내려가야 상식인데 오히려 올라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상식에서 벗어나는 터무니 없는 여론조사 결과에 헛웃음이 나올 때도 적지않다. 그래도 여론조사 의뢰기관이나 여론조사기관은 마치 보란듯이 납득하기 힘든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얼굴 두껍기가 유명한 전직 두 법무부 장관 못지 않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세 사람이 짜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이다. 근거없는 말도 여러 사람이 여러번 하면 믿게된다. 한비자(韓非子)의 내저설(內儲說)과 전국책(戰國策)의 위책 혜왕(魏策 惠王)편에 나오는 말이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징역 2년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 역시 삼인성호와 관련이 있는 사건이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 여론 조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조사결과가 들쭉날쭉해 납득하기 힘든 여론조사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여론조사가 민심 반영보다는 특정 주자 띄우기 여론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다. 신뢰성은 물론 공정성까지 거론된다. 여론조사업체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 등의 의뢰로 매주 일요일 발표해온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 결과를 지난 11일 발표하지 않은 것을 놓고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고공행진을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더불어민주당 특정후보 측과 그 지지자들의 항의로 조사가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야바위 부정여론조사를 찾아냅시다.’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대명천지에 선거부정 중의 선거부정이 여론조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도를 가지고 여론조사결과를 만들어 내고 이것으로 다시 여론을 만듭니다. 그래서 선거를 결정짓습니다.”며 “같은 날 나온 조사가 다 각각이고 의뢰기관과 조사기관에 따라 제각각입니다.”고 비판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정세분석실장으로 대선을 총괄했던 그는 집권 후에도 700여회의 조사를 해본 경험이 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에서도 대선기획단장을 했다. 그런 그가 이날 최근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조목 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그제 MBC가 의뢰하고 코리아리서치가 발표한 윤석열 10%대로 급락으로 발표한 조사의 윤석열의 호남지지는 단 2%가 반영되었습니다. 같은 날 TBS-KSOI 조사에서는 호남지지가 9.5%였고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12.6%였습니다. 그날 무등일보 816샘플 광주전남조사에서는 9.4%였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이 조사에서는 더불어 민주당지지 35.8%, 열린 민주당지지 3.9%도합 41.7%가 반영되었고 거기다 후보가 아직 없는 진보성향의 정의당지지 4.1% 합치면 답변자의 45.8%입니다. 그에 비하면 국민의힘 지지는 29.4%가 반영되었을 뿐입니다.

지지정당 없다가 19.7%, 모름1.5%, 그 외 정당 1.5%을 합치면 22.7%이고 이것을 뺀 77.3%의 유효 샘플 가운데 45.8/77.3=59.24입니다. 자기편이 약 60%가 응답하는 여론조사를 해서 국민을 기망한 것입니다. 이런 모리배조사가 있습니까?”

그러면서 그는 “이 모든 부정에는 단서가 남습니다. 중앙선관위 여론조사결과가 하루 지나면 발표되는데 그 백시트를 분석하면 어디를 이 야바위꾼들이 마사지 했는지 어떻게 날강도 짓을 했는지 정획히 알 수가 있습니다.”고도 했다.

여론조사는 설문 작성과 표본 추출, 면접 과정 등 각 단계마다 과학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여론조사에서 이런 과학적인 절차가 무시되면 진실과는 거리가 먼 사실상 ‘엉터리 여론조사’가 된다. 정치여론조사에 특정 정당 선호유권자나 특정지역 출신을 표본집단에 상대적으로 많이 넣을 경우 정확한 여론조사가 될 수없다. ‘엉터리 여론조사’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문제는 아무리 ‘엉터리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하더라도 처벌 받은 여론조사기관이나 의뢰기관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틀려도 그만, 아니면 말고’ 식이다. 그러니까 신뢰하기 힘든 엉터리 여론조사들이 갈수록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엉터리 여론조사’는 여론조작과 다름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런 ‘엉터리 여론조사’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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