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BTS, 그들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데스크칼럼] BTS, 그들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 승인 2022.06.2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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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뉴미디어부장
배수경 뉴미디어부장

지난 주 가장 큰 이슈의 뉴스는 바로 방탄소년단의 단체활동 잠정중단 소식이 아닐까 싶다. 지난 14일 유튜브 '방탄TV'채널을 통해 공개된 1시간 분량의 '찐 방탄회식'은 이틀만에 1600만뷰를 넘길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들의 팀활동중단 선언은 단순히 팬들에게 충격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가히 ' 쇼크'라 불러도 될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주요 외신들은 관련 소식을 앞다퉈 전했고 영상 공개 다음날 소속사인 하이브의 주가는 무려 24% 하락하고 2조원 가까운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에 그들은 해체나 활동중단이라는 자극적 단어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금방 회복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013년 데뷔해 올해로 9주년을 맞은 이들이 이뤄낸 성과는 눈에 띄는 굵직한 것만 나열하는데도 숨이 찰 정도다. 2018년 '러브 유어 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아시아 그룹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른 이후 최근 발매한 새 앨범 '프루프'까지 여섯번이나 정상에 올랐고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는 6곡이 정상에 올랐다.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상인 '그래미 어워즈'에는 2년 연속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미국 백악관을 찾아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고 아시아 증오범죄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들이 갑작스럽게 단체 숙소생활도 접고 각자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선언한 배경으로 멤버들의 군입대 문제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992년 12월 생인 맏형 진은 당장 내년에는 입대를 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그들의 팀활동 중단 선언을 계기로 '대중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병역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20일 국민의힘 윤상현의원은 가수·배우·게이머 등 소위 '대중문화예술인'들에게도 병역특례를 적용할 수 있도록 병역법 개정에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사)한국음악콘텐츠협회도 병역 혜택의 형평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대상이 달라졌으니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병역특례 문제 역시 폭넓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물론 당사자들의 속내는 알 수 없다. 

"아이돌이라는 시스템이 사람을 숙성하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계속되는 스케쥴에 성장할 시간이 없었다"는 RM의 고백은 케이팝 성공신화 뒤에 가려진 현실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우리나라의 아이돌 산업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을 만큼 성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 현재의 아이돌 양산 체제는 데뷔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끊임없는 경쟁을 강요하는 연습생 생활과 사생활이 통제되는 단체 숙소생활 등으로 대표된다. 어린 시절부터 데뷔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그들은 성공한 뒤에도 숨돌릴 틈 없이 달려야 한다. 성공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를 한 소속사의 입장에서는 그간의 투자금을 빠른 시간에 회수하기 위해 그들이 키워낸(?) 아이돌을 아티스트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상품으로 여길 수 밖에 없다. 

BTS 멤버들 역시 데뷔 전 연습생시절부터 최고의 스타가 된 지금까지 십여년간 성격과 취향이 다른 7명이 사생활이 거의 전무한 상태로 단체생활을 지속해왔음을 이야기한다.

그들은 그간 자신들의 노래를 통해 '너 자신을 사랑하라''자신의 목소리를 내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해왔다. ‘No more Dream’에서는 ‘네 꿈은 뭐니’라고 묻고 ‘Run’에서는 ‘넘어져도 괜찮아, 좀 다져도 괜찮아’라고 다독인다. ‘둘!셋!’에서는 ‘좋은 날이 앞으로 많기를’이라며 ‘슬픈 기억 모두 지우고 서로 손을 잡고 웃으라고 이야기한다. 

그런 그들이 최근 발표곡 '옛 투 컴'(Yet to Come)에서 그들은 "다들 언제부턴가 말하네/ 우릴 최고라고/ 온통 알 수 없는 names/ 이젠 무겁기만 해" 라고 노래한다. 힘들고 지친 이들을 위로하고 전세계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오던 그들이 안고 있는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가사다.  

최고의 자리에서, 코로나로 인해 주춤했던 활동을 활발하게 시작할 수 있는 시점에서 드러낸 그들의 속마음은 갑작스럽긴 하지만 그간의 행보를 보았을 때 '방탄스럽다'라는 생각이 든다. 

'my moment is yet to come. (나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어)/자, 이제 시작이야. the best yet to come (최고는 아직 오지 않았어)'으로 이어지는 가사를 듣다보면 터키의 시인 나짐 히크메트의 '진정한 여행'이 떠오른다.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들의 선언은 멈춤이 아니다. 팀으로 모든 것을 함께 해 왔던 그들의 시간, 시즌 1은 끝이 났다. 시즌 2에서는 BTS 완전체 무대 뿐 아니라 김석진(진), 민윤기(슈가), 정호석(제이홉), 김남준(RM), 박지민(지민), 김태형(뷔), 전정국(정국) 7명의 멤버가 자신의 이름으로 활동 영역을 더 탄탄하게 넓혀나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들이 따로 또 같이 행복하게 활동하기를, 그리고 금방 타오르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길게 오래 갈 수 있는 케이팝 가수의 모델 또한 만들어 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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