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총통, 중국행…現 총통은 미국으로
前 총통, 중국행…現 총통은 미국으로
  • 승인 2023.03.29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만, 대선 앞두고 미중 대리전
마, 中 도착 후 ‘양안 평화’ 강조
차이 ‘친미반중’ 부각 여부 관심
전 세계, 내년 집권 세력 ‘주목’
마잉주전대만총통
마잉주 전 대만 총통(가운데)이 29일 중국 장쑤성 난징시의 난징대학살 희생동포 기념관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1월 대만 대선을 앞두고 대만의 전현직 총통과 ‘잠룡’이 중국, 미국을 사실상 동시에 방문하면서 대만 차기 리더를 둘러싼 미중 ‘대리전’이 치러지는 양상이다.

대만 제1야당 국민당 출신인 마잉주 전 총통(2008∼2016년 집권)은 27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이고, 마 전 총통의 후임자인 민진당 출신 차이잉원 현 총통은 29일 중미 방문길에 나서면서 경유 형식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또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에 나설 ‘잠룡’군에 포함된 궈타이밍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그룹) 창립자 겸 전 회장은 27일부터 12일 체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 중이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 학계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집권 후반기를 보내고 있는 차이 총통이나 마 전 총통은 내년 총통 선거에 직접 출마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민진당과 국민당 간판으로 각각 대만 최고위직에 오른 두 사람의 행보는 자연스럽게 내년 선거와 연결되는 양상이다.

즉, 차이 총통과 마 전 총통의 방미, 방중은 치열한 미중 전략경쟁 속에 대만의 안보와 민생을 위해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쪽에 더 다가가야 할지에 대해 대만 유권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교류에 적극적인 국민당 출신 마 전 총통은 중국 도착 후 양안 평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다.

전날 난징 근교에 있는 대만 국부 쑨원(孫文·1866∼1925) 묘(중산릉)를 방문한 자리에서 ‘화평분투, 진흥중화(和平奮鬪, 振興中華·평화와 노력이 중화를 부흥시킨다)’ 8자를 썼다.

마 전 총통은 또 “양안은 반드시 평화를 추구해야만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양측 모두 앞날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들도 평화를 강조한 마 전 총통의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이 손잡고 ‘국민당=양안 평화’ 구도를 부각하는 ‘21세기판 국공합작’이 이뤄지는 양상이었다.

차이잉원대만총통-2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9일 중미 수교국 과테말라와 벨리즈 방문을 위해 타오위안 국제공항의 탑승 게이트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차이 총통은 ‘미국과의 관계를 지속 강화해 중국의 위협에 맞서 대만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방미 기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총통부는 이번 순방을 ‘민주의 파트너, 공영(共榮)의 여행’이라는 테마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한 뒤 5일부터 대만 도착일인 7일 사이에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하면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과 만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마 전 총통이 ‘평화’를 강조하며 ‘선수’를 친 상황에서 차이 총통이 적극적으로 ‘친미반중’을 부각할지, ‘신중 기조’를 택할지 관심을 모은다.

대만의 전현직 1인자가 중국, 미국을 선거전에 끌어들이는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중국과 미국의 ‘대리전’ 양상이 차이잉원 방미와 마잉주 방중의 본질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태평양에서 한 치의 양보 없이 벌어지고 있는 미중 전략경쟁에서 이른바 ‘불침 항모(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이자 ‘반도체 주요 생산기지’로서 대만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기에 내년 대선에서 누가 집권하느냐는 미중 모두에게 중요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무력통일 카드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상황이어서 내년 대만 총통 선거는 미·중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 인근 국가, 그리고 더 나아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으로서는 각 정치세력의 집권이 자국의 대중국, 대미정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가며 마 전 총통과 차이 총통을 대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