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청소년이 자유롭고 행복한 공간
[대구논단] 청소년이 자유롭고 행복한 공간
  • 승인 2023.03.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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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우리는 집이라는 공간을 시작으로 다양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며 살아간다. 청소년들은 대체로 아파트와 같은 획일화된 공간에서 시작해서 학교와 학원 같은 좁은 강의실과 같은 공간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머무르며 보낸다. 그리고 혹자는 이런 공간이 천편일률적이어서 청소년들의 다양성을 길러 주기에 부적절하며, 더 나아가 공간자체가 가진 한계로 인해 누군가에겐 더 힘든 공간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이런 공간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한계를 해결하고자 학교 공간을 혁신하여 변화를 꾀하는 학교 공간 혁신사례로 서울의 한 중학교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학교는 타운하우스 같은 모습을 하고 있거나, 뾰족한 삼각지붕의 아기자기한 유럽의 시골마을을 연상시키는 낮은 건물이 여럿 모여 있다. 마치 집에서 또 다른 집으로 가는 것처럼 ‘집보다 더 집 같은 학교’인 것이다.

또한, 복도는 통로의 기능만이 아닌 문화공간이 되어 다양한 공연이 이루어진다. 높은 천정은 창의력을 높인다는 연구결과처럼 삼각 모양의 천정은 3.6m에 달하며, 학교 내 정원은 중정을 포함해 19개나 된다고 한다. 정원주변의 벽은 대부분 통유리창으로 개방감 또한 좋다. 이런 학교공간의 변화는 수업방식의 변화로도 이어져 학생 주도의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는 학교로 변화했으며 정서적인 측면에도 영향을 미쳐 학생들의 다툼또한 줄어들었다. 이런 변화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학교의 눈물’이라는 모방송국의 다큐멘터리에서도 공간에 대한 혁신으로 학교에선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한 개선 및 예방효과가 있었음이 보고되었다. 이는 공간이 다양한 측면에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더불어 학교 공간 또한 사회의 요구에 맞춰 변화할 때임을 시사해 주고 있다.

공간이 가진 여러 영향력에 대한 인식은 비단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의 도서관이며 독서실에도 반영되어 예전과 달리 고급스럽고 다양한 기능과 함께 수요자의 요구에 반응하고 있다. 이런 변화된 고급화된 독서실과 같은 공간에 청소년은 물론 가성비에 민감한 2~30대 MZ세대들조차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다. 또 다른 예로 과거의 1인 고시원은 칙칙하고 어두운 인내의 공간이며 잠만 자는 공간이었다면 고급스럽고 안락한 개인공간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이제는 살아 숨 쉬는 문화의 한 부분으로서 재조명 되고있다. 그리고, 과거와 같이 형제자매가 많지 않아 공동공간의 경험이 없는 청소년들은 자신의 공간에 대한 욕구가 높으며, 소득수준의 향상 또한 공간에 대한 눈높이를 더욱 높였다.

그래서 앞서 제시한 이런 공간에 대한 개인의 인식변화를 반영하듯 서울의 중학교 사례같은 학교공간의 변화는 더욱 고무적이며, 이런 변화된 공간속에서의 학교생활은 예전보다 즐거울 것이다. 또한 이는 자연스레 학교폭력 발생률의 감소로도 이어질 것이다.

이처럼 공간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는 다른 공간에 청소년의 욕구를 반영한다면 청소년시설의 공간 개념도 새로워져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공간을 고급화 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일상적인 공간이기 보다는 주요한 행사위주로 운영되나 보니 이벤트적인 공간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청소년시설은 공간에 대한 사회적 변화를 감지하고 하드웨어적인 물리적 시설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도 청소년의 일상에서 청소년시설이 긍정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그 일례로 청소년이면 누구나 이용하는 형태에 따라 무료로 공간을 예약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하고 있다. 주어진 시간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의 개별적인 감정과 진로에도 대응하며 청소년의 성장을 지원하는 청소년시설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청소년 시설은 우리사회의 중요한 공공재이다. 청소년들이 일상 속에서 언제든지 자주 머무르는 긍정적이고 추억이 되는 공간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무언가 하지 않아도 즐거운 공간이길 바란다. 청소년에게 이런 공간 하나 쯤은 있는 사회가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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