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매국노 유감
[대구논단] 매국노 유감
  • 승인 2023.04.0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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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 변호사
지난 3월1일 윤석열 대통령의 삼일절 기념사 내용과 관련하여 야당의 비난이 도를 넘는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104년 전 3·1 만세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로운 민주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이었다.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 우리가 변화하는 세계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과거의 불행이 반복될 것은 자명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하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연설을 두고 친일, 매국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박홍근 원내대표는 다음 날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기념사 중 “우리가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을 받았다”라는 부분을 문제 삼으면서 “매국노 이완용의 말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라고 하면서 “일제 식민지배에 전 국민이 항거한 날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명시된 순고한 항쟁의 정신과 건국이념을 부인하는 기념사로 반역사적, 반헌법적인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매국노의 사전적 의미는 “사사로운 이익을 위하여 나라의 주권이나 이권을 남의 나라에 팔아넘겨 그 대가로 일신의 영달을 얻으려 한 자”를 말하며, 법적으로는 형법의 ‘외환의 죄’의 처벌 대상이 되고, 구체적으로는 외환유치죄, 여적죄, 이적죄 등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를 말한다.

우리 역사상 많은 매국노가 역사에 더러운 이름을 남겼다. 당나라 고종에게 귀순하여 이세적과 함께 평양성을 무너뜨리는데 앞장선 고구려 연개소문의 아들인 연남생, 임진왜란 당시 임해군과 순화군을 포박하여 가토 기요마사에게 넘겨주었던 순왜 국경인, 병자호란 때 청나라의 길잡이를 했던 한윤, 효종 때 북벌계획을 청나라에 밀고했던 김자점 등이다. 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매국노는 을사오적의 한 명인 이완용일 것이다. 야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매국노 이완용에 빗대 비난한 것은 아무리 정치판이 살벌하다고 하지만 비판의 금도를 한창 벗어난 것이다.

필자를 비롯하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일본이 우리의 국권을 침탈하여 우리 국토와 국민을 36년간 강점한 사실을 잊지 않고 있으며 일제가 자행한 만행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또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침략국이었던 독일은 현재까지도 피해국과 피해자들에게 끊임없이 사과하고 전범인 자국인을 추적하여 처벌하는 것을 알고 있다.

이에 비하여 지난 1998년 10월 8일 당시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김대중 대통령과의 공동선언문을 통해 “일본이 식민지지배로 한국국민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안겨준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절히 반성하고 마음으로 사죄한다”라고 밝힌 바가 있지만, 일본 정부나 정치권이 우리 국민에게 진심으로 그들의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하는 마음이 있는지 다소 의문스러운 태도를 보여 온 것도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3·1절 기념사 이후 윤 대통령의 강제 징용자 개인에 대한 제3자 배상안, 기시다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 내용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고, 논리보다 우선하는 감성적인 영역을 간과하였다는 비판도 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나 해외 언론에서 이번 윤 대통령의 해결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을 보면 어느 언론인의 지적처럼 진 게임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는 104년 전의 조선이 아니며 이미 세계 10위권 이내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였고, 군사력에서도 결코 일본이 무시할 수 없는 힘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동맹국과 안보 책임을 함께 나누어야 하고 동맹국에 대한 국제적 책임을 다해야 할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국제적 책임이 있는 나라다. 그런데도 문재인 전 정부는 이러한 국제상황을 도외시한 채 식민 지배국에 대한 개인 배상책임을 인정한 대법원판결을 근거로 반일 국민 정서를 자극하면서 동맹국에 대한 우리의 국제적 의무를 내동댕이쳐버렸다.

이제 우리는 냉정해져야 한다. 현재 야권의 주장을 보면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지 불과 몇 년이 되지 않은 것이 아닌지 착각을 주고 있다. 우리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을 받았고, 식민지배로 인한 개인 피해 역시 이 협정에서 모두 포괄적으로 보상받았다.

‘과거는 바꿀 수 없으나 미래는 바꿀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국가 간 체결한 한일청구권협정의 취지를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개인 청구권을 인정한 대법원판결과 반일감정을 부추겨 생겨난 모든 외교적 난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역사적으로 과거에 매몰된 나라는 퇴보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 중국의 독재 강화, 북한의 핵 위협 등 우리가 당면한 안보적 위험에 대응하고, 복합적인 세계적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한·미·일 3국의 협력 강화는 필요하며,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선택이다.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지금도 국민의 반일감정을 부추기면서 대통령과 여권에 대한 비난에만 몰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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