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가끔은 부모도 위로가 필요하다
[대구논단] 가끔은 부모도 위로가 필요하다
  • 승인 2023.06.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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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최근 출생률이 급감하면서 지방 소도시마다 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는 국가경쟁력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되고 있다. 출생률이 급감한 원인은 복합적인데, 그 중 아이를 키우는 경제적 부담과 경력의 단절 그리고 독박양육의 부담을 꼽을 수 있다. 이에 중앙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에서도 경제적 지원과 일·양육병행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등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유·아동기를 거쳐 청소년과 청년기에 이르러 심리적·경제적 독립에 도달하기까지 긴 시간동안 부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지만 유래 없이 급변하는 사회에서 우리 자녀들이 부모나 사회가 바라는 바람직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자녀 양육은 어릴 때는 육체적 피로감으로 힘들지만 자녀가 성장해 사춘기가 되면 상호작용의 심리적 부담감과 함께 학습과 진학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자녀가 또래관계를 힘들어하거나 부모가 일에 몰두하는 동안 일탈이라도 한다면 부모로서 많은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이렇듯 자녀를 양육하면서 적재적소에 건강한 부모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기도 하다.

또한 양육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사례를 시청하며 다소 충격적인 자녀의 행동장면을 접하면 비록 나의 일은 아니지만 한숨이 쉬어지기도 한다. 나름대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자식을 양육하는 부모의 힘겨운 노력에 나도 모르게 안쓰러움이 느껴지며 자녀의 모든 문제행동은 부모 자신의 탓인것만 같아 한없이 작아진다. 하지만 다행히 부모의 노력으로 자녀의 행동이 개선되는 것을 보면 그 힘듦을 잘 견뎌내면 행복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희망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자녀의 양육은 부모의 희생을 요구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것을 모(부)성애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희생이 너무 당연시 되는 것 같다.

보도를 통해 전해지며 전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는 몇몇 인면수심의 일탈적인 부모의 자녀 방임과 학대사건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그러나 최근에 내방한 한 청소년의 사례를 보면 어려운 가정상황에서도 한 부모의 노력으로 밝고 정의로운 청소년으로 잘 성장하고 있었는데, 이런 사실은 부모의 자녀에 대한 노력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고단한 삶 가운데 지칠법도 한데 자녀에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끔은 부모도 위로가 필요합니다.”라는 말에 빙그레 웃으며, 자신의 노력이 자녀를 잘 버티게 한다는 것을 확인한 부모는 그제야 환하게 웃는다.

세상엔 완벽한 부모는 존재하지 않으며 자녀 앞에서는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부모의 행동이 아이들을 성장시킨다. 혹시 완벽한 부모가 있더라도 그런 부모 아래서 자란다고 아이가 행복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아이는 부모의 허술한 면, 부족한 모습을 보고 실망하기도 하지만 완벽한 부모상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부모님도 인간이구나!’라고 인식하며 부모를 좀 더 이해하게 되며 성장과 독립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오늘도 부모라서 힘들어하는 이땅의 모든 부모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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