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복지논단] 포스트 코로나, 지역사회복지 현장의 남은 과제
[대구복지논단] 포스트 코로나, 지역사회복지 현장의 남은 과제
  • 승인 2023.07.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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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윤 대구사회복지관협회 회장
현재까지도 진행형인 코로나19. 하지만 다행히 6월부터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했다. 지난 2020년 1월 20일 첫 환자 발생 이후 3년 4개월만에 팬데믹이라는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 일상 회복을 위한 엔데믹과 마주하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우리 사회는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땐 그냥 처음 접하는 독감정도로 가볍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강한 전파력과 치료약과 예방백신이 없는 바이러스로 인식되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팬데믹을 선언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감염자와 중증환자, 사망자로 패닉상태에 빠졌고 우리나라도 상황 다르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공포 그 자체였다.

이러한 사회적 혼란과 공포는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라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생활로 인하여 비대면 서비스의 확산이었다. 이제까지 대부분의 사회복지서비스는 물리적 공간에서 이루지던 대면서비스만 주로 제공해 온 사회복지시설들은 긴급하게 정해진 방역지침에 따라 비상근무, 휴관, 임시 폐쇄 조치들로 인하여 돌봄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고 또한 각종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함으로 인하여 사회적 고립감, 우울감. 경제적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는 상황들을 접하게 되는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클라이언트와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휴관 등으로 인한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막으려는 사회복지사들의 본능적인 사명감은 빠른 실천으로 이어졌다. 특히 사회복지관은 새로운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다가갔다. 먼저 안부 전화부터 시작하였고, 문자서비스, 화상대화, 비대면 방식교육, 각종 후원물품, 도시락, 방역키트 등 가정방문을 통한 비접촉 전달, 소그룹 프로그램 실시 등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우렸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문제점과 아쉬움들이 있었다. 먼저 저소득 취약계층은 돌봄공백과 집에서만 지내게 되는 등 코로나로 인한 활동제약, 우울증, 교육격차 및 가족 부담의 증가 등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이용자의 복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주로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비대면서비스를 대부분 운용하였으나 이러한 ICT기반의 디지털 환경에 취약하거나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장애인·노인 등 이용자는 디지털 미디어의 접근성이 떨어져 디지털 미디어 격차가 발생할 뿐 아니라, 원활한 의사소통, 건강관리 등 개별적 상황을 파악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정부에서는 코로나가 진행되는 동안 수차례 대응지침을 개정하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지만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의 부족으로 많은 혼란이 존재하였다. 마지막으로 사회복지종사자들은 밀려드는 후원물품(방역물품)분배, 비대면서비스 지원, 자원봉사인력 부족, 집단 감염 발생 우려에 따른 부담감, 일일방역과 소독, 위생관리 강화 등으로 업무 부담이 가중되었다.

지금은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고 일상을 회복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신종 바이러스는 언제든 앞으로도 다시 출몰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우리 지역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앞서 겪은 감염병과 극복을 위한 피나는 노력들을 바탕으로 언제든지 올 수 있는 감염병에 대비한 남은 과제들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정부의 방역지침을 근거로 각 기관의 여건과 특성에 맞는 실질적 대응치침을 다시금 검토하고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휴관이 필요한 경우 돌봄이 필요한 클라이언트의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지연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대처요령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교육을 통해 비상시 즉각 가동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지자체와 직능단체 협회, 사회복지시설이 상시 소통하는 협력적 공조 체계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마도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발생하면 분명 비대면서비스가 또 다시 확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선 사회복지종사자들의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더불어 클라이언트들도 온라인 또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소통방법 등을 상시적으로 유지하고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서 앞으로 있을 수 있는 비대면서비스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소를 잃지 않을 새로운 방법과 예방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제2의 코로나19를 대비하고 준비할 견고하고 튼튼한 울타리가 될 사회복지 차원의 뉴노멀을 찾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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