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프 데이비드 원칙’은 공동 가치와 규범에 기반해 한반도와 아세안, 그리고 태도국(태평양도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전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강화를 천명하는 내용이다. ‘캠프 데이비드 정신’은 공동 비전과 정상회의 주요 결과를 풀어 쓴 공동성명이다. ‘정신’에서는 한미일 간 포괄적 협력 방안이 망라됐고, ‘원칙’에서는 향후 한미일 협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견지해 나가야 할 원칙들을 문서로 합의했다. 공동성명 중 역내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부분만 따로 떼서 작성한 게 ‘한미일 간 협의에 대한 공약’이다. 이 ‘공약’은 역내(域內) 안보 위협 발생 시 3국이 협의를 통해 공동 대응을 모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3국 중 한 나라가 위협받으면 우리 모두가 위협받는 것”(17일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이라는 인식 하에 만들어진 문건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를 “역내에 위기가 발생하거나 우리 중 어느 한 나라라도 영향을 받을 때마다(whenever)”, “위기의 근원이 뭐가 됐든 관계없이(whatever source it occurs)” 등으로 표현했다. 이 문건대로라면 북한이 한국을 노린 전술핵 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도발을 할 경우에도 3국 고위급에서 핫라인을 가동하는 게 가능해진다.
한·미·일은 정상회의를 최소 연 1회 개최하고 국가안보보좌관(국가안보실장), 외교장관, 국방장관, 상무·산업장관 간에도 연 1회 정례적으로 회동하기로 했다. 재무장관끼리도 회동을 시작해 정례화 여부를 검토한다. 세계 경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한·미·일 3국 정상이 매년 만나 군사, 외교부터 반도체 공급까지 논의한다는 것은 강력한 경제·안보 블록이 탄생했다는 의미도 있다. 그동안 북핵 등 공동 위협에 직면해 있고, 안보와 경제에선 서로 의존하면서도 전쟁, 식민 지배 역사 등으로 복잡했던 한일관계가 한·미·일 3국 협력의 약한고리였던 점을 감안하면 3국 관계가 새로운 역사적 단계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이번 한·미·일 3국 정상회의 성과와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한미일 대화는 지속 기반이 취약했고 협력 의제도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3국의 포괄적 협력 체계를 제도화하고 공고화하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3국 협력 체계는 글로벌 복합 위기와 도전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 공동의 리더십과 책임의식을 발휘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위험은 확실하게 줄어들고 기회는 확실하게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번 3국 정상회의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대응력을 갖춘 더 튼튼한 안보의 기틀이 되고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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