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사재기도 외면도 없었다
수산물 사재기도 외면도 없었다
  • 강나리
  • 승인 2023.08.3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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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오염수 방류 후 일주일, 대구 수산시장 분위기
궂은 날씨에도 고객 발길
상인들 “걱정했던 것보다
소비자 큰 동요 없어 안도”
방류 후 첫 주말 26~27일
평소보다 손님 10%정도↑
대형마트·백화점 경우도
수산물 매출 오히려 늘어
매천수산물시장
30일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동에서 매천수산 부사장 정주용 씨가 직접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강나리기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지 일주일째인 30일 오후 1시께 찾은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동. 비가 내리는 평일 점심시간대지만 수산물을 사러 온 시민들의 발걸음이 드문드문 이어진다. 궂은 날씨 탓에 평소보다 조용한 분위기지만, 상인들은 진열된 수산물을 정리하거나 간혹 손님과 가격 흥정을 하는 등 차분히 영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참고)

수산시장 내에서 어떤 품목들이 많이 팔렸는지, 매출 증감은 어땠는지는 아직 집계가 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분석하긴 어렵지만, 아직까지 오염수 방류로 인한 타격을 체감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상인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또 여름철은 수산물 비수기인 만큼 소비가 늘어나는 가을·겨울철로 접어든 이후 소비량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매천시장 수산동에서 만난 상인들은 대부분 ‘걱정했던 것보다 손님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다’고 안도하면서도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매천수산 부사장 정주용 씨는 “여름에 원체 장사가 안 됐던 탓에, 꼭 오염수 이슈 때문에 장사에 지장이 있다고 말 하기엔 애매하다”며 “오히려 손님들은 큰 동요가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손님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우리 상인들이 방사능 측정기로 그때그때 수치를 확인시켜드리고 있다. 대부분 안전한 정상 수치 안에 있는 것으로 나온다”고 했다.

상인들은 방사능 측정 장비를 직접 들여왔다. 이 장비로 시장 전체를 돌며 매일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고, 결과 값을 손님들이 볼 수 있도록 시장 중앙에 ‘오늘의 방사능 수치’ 안내부스를 꾸려 운영할 계획이다.

보관이 쉬운 건어물·건해산물은 아직까지 매출이 괜찮은 편이다. 건어물·건해산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추석 전 제수용 마른 수산물 찾는 수요가 있는 때여서 지난 주말에 잠시 장사가 잘 되긴 했다”면서도 “매출이 대략 10~20%는 오른 것 같은데, 원전 오염수가 걱정돼 사재기를 한 것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회로 먹는 활어의 경우 어느정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다만 오염수 방류 후 첫 주말인 지난 26~27일에는 평소보다 10% 정도는 방문객이 더 늘었다.

활어와 선어, 제수용 수산물 등을 판매하는 서정철 씨는 “지난 주말에는 손님들이 ‘이제 마지막으로 먹자’ 하시며 활어회를 많이들 찾아주셔서 잠시 매출이 괜찮았다”며 “이제 다음 주말부터가 진짜 걱정인데, 매일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고 있으니 너무 막연하게 불안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평소와 다름 없이 시장을 찾은 시민들도 있었다. 서해 꽃게를 사러 왔다는 주부 김선영(56) 씨는 “걱정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지만 정부에서 안전하다고 하니 우리 수산물은 믿고 먹으려 한다”면서 “당분간 안 사먹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역 일부 유통업체에서는 수산물 매출이 늘었다.

지난 24~27일 지역 대형마트 5개 점포의 수산물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신장했다. 생선회는 20%, 건해산물은 30% 정도 뛰었고 소금은 200%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대구신세계백화점의 수산물 전체 매출은 직전 주인 17~20일 대비 42% 늘었다. 품목별로는 선어가 38%, 건해산물이 60% 늘었고, 회는 20% 줄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오염수 영향을 받지 않은 수산물·소금 등을 미리 구매하려는 수요도 있지만 추석 대목을 앞둔 영향도 있어 사재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수산물 매출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할 대응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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