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한반도 남부 고대 가야연맹 ‘인류 공동의 가치’ 인정받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한반도 남부 고대 가야연맹 ‘인류 공동의 가치’ 인정받다
  • 이채수
  • 승인 2023.09.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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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재 의미와 효과
고령에 위치한 지산동 고분군
봉토분 700기·소형분 수천기
가야고분군 중 규모 가장 커
후기가야 맹주 위세 잘 보여줘
타지역보다 사료적 가치 월등
李 군수 “문화·역사·자연유산
세계와 공유하는 의미” 강조
생산유발효과 1천299억원
대성동고분군(경남 김해)
대성동고분군(경남 김해)
 
말이산고분군(경남 함안)
말이산고분군(경남 함안)
 
송현동고분군(경남 창녕)
송현동고분군(경남 창녕)
 
지산동 고분군(경북 고령)
지산동고분군(경북 고령)
 
두락리고분군(전북 남원)
두락리고분군(전북 남원)
 
송학동고분군(경남 고성)
송학동고분군(경남 고성)
 
옥전고분군(경남 합천)
옥전고분군(경남 합천)

2023년 9월 17일 오후 9시(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제45차 위원회에서 경북 고령 지산동고분군(사적 79호)과 경남 김해 대성동고분군(341호), 함안 말이산고분군(515호), 합천 옥전고분군(326호). 고성 송학동고분군(119호), 창녕 송현동고분군(514호), 전남 남원 두락리고분군(542호)이 연속유산으로 등재됐다. 한반도 남부에 분포한 고대 가야의 7개 고분군 유산이 세계유산의 반열에 당당히 오른 것이다.

등재현장을 지키던 문화재청과 경북도, 경남도 등 관계자들은 “한반도 남부의 가야연맹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날”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해당 지역 발전의 기틀이 마련됐다.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 설립 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10여년 만의 결실이다.

◇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여정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는 2005년 발족한 협의회가 2011년 가야문화유적지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공동 대처하기로 했으며 2013년 3개 고분군(고령 지산동, 김해 대성동, 함안 말이산)이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2017년 가야고분군 공동세계유산추진단(이하 추진단)이 발족돼 체계적 활동에 나섰지만 같은해 문화재위원회가 3개 유적만으로는 세계유산적 가치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심의를 보류했다.

이에따라 추진단은 가야고분군 유산범위를 3곳에서 7곳으로 확대하고 전문가 토론까지 거쳤지만 심의에서 또다시 보류됐다.

위기감을 느낀 추진단은 2019년 사무국을 경남 창원에서 고령으로 옮기는 노력으로 2020년 9월 세계유산 최종등재 대상에 선정됐다.

당시 추진단 사무국 관계자는 “며칠 사이로 가결과 보류가 반복되면서 그야말로 살얼음판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의장국이 러시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바뀌면서 또다시 1년의 시간을 허비했으나 올해 1월 새 의장국이 된 사우디아라비아가 9월 회의 개최를 밝혀 급물살을 탔다.

5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가야고분군을 ‘등재 권고’ 유산으로 분류했고 17일 세계유산위원회가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다.

◇ 고령 지산동고분군, 등재 의미와 효과

지산동고분군은 700여기 이상의 봉토분과 수천여기 이상의 소형분이 분포해 있어 가야고분군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전기 가야의 패자였던 김해 금관가야 고분군은 5.67ha에서 219기 유구가 조사됐고 320여 고분이 분포한 창녕 송현동고분군도 봉토분은 20여기에 불과하다. 후기가야 맹주인 대가야의 위세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지산동 73호분은 5세기 전반 목곽묘에서 석곽묘로 이행하는 과도기적 형태를 보여주고 주피장자 보강토 내에 순장을 위한 별도의 공간 조성으로 순장자를 위한 석곽의 시원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또 44호분은 최대 40명 이상의 순장자가 안치되는 등 고분 축조에 막대한 노력과 재화가 투입됐음을 보여주는 등 다른 지역 고분군에 비해 월등한 사료적 가치를 보인다

세계유산 등재는 해당 유산이 어느 특정국가 또는 민족을 떠나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유산임을 증명한 것이다.

국내외적으로 지명도가 높아지면서 관광객 증가와 고용 창출, 수입 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지역 발전에 도움이 기대된다.

2020년 세계유산축전을 치른 경북(안동·영주·경주)과 제주에 각각 23억5천만원의 국비가 지원됐고 2021년에는 백제(공주·부여·익산) 20억원, 제주·안동 각 18억9천만원, 수원 9억9천만원의 국비가 지원됐다. 지난해에도 안동·영주, 수원, 제주 세계유산축전에 60억원의 국비가 지원됐다.

관광객은 안동 하회마을이 등재 전 328만여명에서 등재 이듬해 534만여명으로 늘었고 남한산성은 46만7천명에서 73만1천여명, 백제역사유적도 464만여명에서 529만여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입장객 통계자료와 지산동고분군 세계유산 활용 콘텐츠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고령군 관광객은 67만3천여명, 올해는 73만8천388명으로 추산했고 내년에는 113만7천여명(관광객 증가율 9.7%, 세계유산 등재 후 관광객 평균 증가율 44.31% 반영)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용객 소비에 의한 지역경제 파급은 생산유발효과 1천299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530억원, 고용창출효과 766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 고령군 지산고분군 보전과 발전 방안

“세계유산 등재는 오랜 노력과 헌신에 대한 결실로 대가야의 문화와 역사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유산 등재가 확정되자 “기쁨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이 군수는 가야고분군의 등재 의미와 발전 방안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지산동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문화, 역사, 자연유산을 보존하고 세계와 공유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유산 등재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된 만큼 국내외 협력을 강화해 세계유산도시 고령군의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지역경제 발전의 초석으로 삼을 계획이다.

대가야읍과 다산면에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프라 구축과 신도시를 조성하고 첨단 기술산업 유치, 대구~광주간 달빛내륙고속철도 고령역사 유치, 대규모 물류단지 조성 등으로 영호남 산업물류 거점도시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관광분야에서는 세계유산 활성화 프로젝트와 관광지 야간경관, 낙동강 생태관광 인프라 조성으로 역사, 문화, 생태가 조화되는 글로컬 관광도시를 구상하고 있다.

다양한 관광 인프라 구축과 세계유산 콘텐츠 개발로 많은 관광객들이 대가야의 문화와 역사를 흥미롭게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이채수기자 cslee@idaegu.co.kr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여정

13.12.11 : 3개 고분군(김해/함안/고령)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15. 3.10 : 세계유산 우선등재 추진대상 선정(문화재위)

18. 5.14 : 가야고분군 유산범위 확대 추진결정(등재추진위)

19. 1.28 : 7개 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문화재위)

19. 3.21 : 세계유산 등재신청 후보 선정 조건부 가결(문화재위)

19. 7.30 : 등재신청 조건부 해소 심의(부결, 문화재위)

19.12.18 : 등재신청서(안) 재심의 위한 검토 보완요청(문화재청)

20. 5.22 : 세계유산 등재신청 후보 선정 조건부 해소(가결, 문화재위)

20. 7.30 : 세계유산 최종 등재신청 대상 선정 심의(보류)

20. 9.10 : 세계유산 최종 등재신청 대상 선정 심의(가결)

20. 9.11 : 세계유산 최종 등재신청 대상 선정(문화재청장)

20. 9.24 : 세계유산 등재신청서 영문 초안 제출(세계유산센터)

21. 1.27 : 세계유산 등재신청서 영문 최종본 세계유산센터 제출

21. 3. 5 : 등재신청서 완성도검토 통과

21.하반기 : 유네스코 자문기구(ICOMOS) 현장실사

21.11.10 : 유네스코 자문기구(ICOMOS) 1차 추가자료 요청 답변서 제출

21.11.25 : 유네스코 자문기구(ICOMOS) 패널회의 당사국 면담 참석

22. 2.28 : 유네스코 자문기구(ICOMOS) 2차 추가자료 요청 답변서 제출

22. 4.21 :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연기 결정

22.12.12 : 22년 위원회 개최 결정 무효 및 안건 이월 결정

23. 1.24 : 세계유산위원회 일정 및 장소 결정

23. 9.17 : 세계유산위원회 제45차 회의 가야고분군 등재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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