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아침] 미래 주문
[달구벌아침] 미래 주문
  • 승인 2023.09.2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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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BDC심리연구소 소장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쇼핑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물건을 사려면 시장이나, 마트에 직접 가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물건을 사기 위해서 굳이 차를 타고 마트에 가지 않아도 된다. 휴대폰이 있으면 원하는 물건을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일단 갖고 싶은 물건이 생겼다면 먼저 인터넷 쇼핑사이트에 접속하여 검색을 통해, 이것저것 비교해보고 물건을 고르게 된다. 그 후 주문을 하고, 대금을 지급하면 편안히 집으로 배달되어 온다. 주문이 끝나면 상품은 수일 내로 집으로 배달이 된다. 참 좋은 세상이다.

우리의 미래(未來)도 마찬가지다. 내가 선택한 것이고, 내가 주문 후 대금을 지불하여 내게로 배달되어 온 것이다. 사이트에서 물건을 고르듯, 미래도 얼마든지 나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선택한 미래는 어느 날 나에게로 정확히 배달되어 온다. 선택은 항상 나의 몫이다. 누가 대신해 주는 것도 아니고, 누가 하라고 등 떠민 것도 아니다. 결국 최종 선택은 나 자신이 한 것이다. 그것의 결과로 나에게 배달되어 온 것이다. 주문한 것들이 나에게 정확하게 배달되어 온 것이다.

이제 '미래'를 주문해 보자. 배달을 완료하려면 순서가 있다. 그것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보자. 먼저 주문을 하기 전에 해야 할 것은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가지고 싶어 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남이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하는 것으로 착각하여, 잘못 주문할 수도 있고, 아니면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주문할 수도 있다. 그러면 쓸모없는 물건만 집에 쌓일 뿐이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물음에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지 못하면 우리는 원하는 미래를 얻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심으로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뭐야?" 솔직히 물어볼 수 있어야 하고, 또한 물음에 솔직하게 답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이 낯설고 어색하다고 피하거나, 아니면 귀찮아서 생략하게 되면 우리가 원하는 미래는 만날 수 없게 된다. 이 과정은 생략되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바로 '물음'이다.

원하는 미래가 정해졌다면 이제 정확한 주문서를 넣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미래를 제대로 배송받을 수 있다. 두리뭉실, 애매모호 한 주문서는 판매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구체적인 주문서를 넣어야 한다. 신발을 산다고 가정한다면, 그냥 주문서에 '예쁜 신발 원함' 이렇게 적어서는 내가 원하는 신발이 배달될 수 없다. 나의 발 사이즈가 정확히 몇인지, 어떤 색깔을 원하는지, 디자인은? 어떤 용도인지? 등을 정확하게 주문해야만 상품을 제대로 준비해서 보내 줄 수 있다. 미래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진심으로 바라는 미래가 어떤 모습인지, 구체적으로 갈구해야 한다. 막연히 '잘 살고 싶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 식으로는 내가 진짜로 바라는 미래를 얻을 수 없다. 명확하게, 구체적으로 내가 바라는 미래를 그리자. 그리고 신께 제대로 주문서를 넣자. 이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행동'이다. 아무리 짠 소금도 음식에 넣어야 짜고, 구슬도 꿰어야 보배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제 주문서도 정확히 하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 결재를 할 차례다. 갖고 싶은 것이 명확해졌고, 갖고 싶은 것을 장바구니에 담기까지는 했는데, 담아 놓기만 하고 결재하지 않으면 내 것이 될 수 없다.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반드시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충분한 대가를 치러야 내 것이 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살면서 내는 값비싼 수업료(아픔, 상처, 좌절, 눈물, 도전, 열심 등)는 나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지불해야 할 대금이다.

다음 차례는 배송의 단계다. 제대로 주문되고, 결재까지 마쳤다면 이제는 믿고 기다려야 한다. 그것도 기쁜 마음으로,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한다. 미래도 마찬가지다.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가 주문한 미래를 기다려야 한다. 내일이 기다려져야 하고, 내일을 꿈꿔야 한다. 때가 되어야 배달 되어 온다. 재촉한다고 더 빨리 오는 것도 아니니 믿고 기다려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기다림'이다.

마지막으로 주문한 미래가 나의 곁에 배달되었다면 포장지 뜯고, 잘 사용하기로 하자. 사랑하는 연인을 만난 것처럼 아껴주며 이쁜 사랑을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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