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비즈니스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박명호 경영칼럼] 비즈니스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 승인 2023.10.2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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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전쟁의 시대였던 20세기가 저물 때, 다음 세기에는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전쟁의 시대를 살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서 이라크, 리비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전쟁을 치렀다. 지난해 2월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해 현재 진행 중이다. 수많은 무고한 인명이 살상되고 무참히 파괴된 참혹한 전쟁 실상은 우리를 비통하게 했다. 그런데 급기야 이달 초 또 다른 전쟁 소식을 듣게 되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한 것이다. 그들은 짧은 전투에서 많은 사람을 인질로 잡고 수많은 사람을 살해했다. 로켓 공습으로 시작된 공격은 지상군의 침공으로 이어졌고, 이스라엘도 바로 맞대응했다. 양측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전 세계인들은 5차 중동전쟁의 발발 가능성을 우려한다. 세계 지도자들이 전쟁의 확산을 막으려는 노력을 계속 기울이고 있으나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양측은 상대방의 부당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홍보전을 열심히 전개하고 있다. 며칠 전 가자지구 병원에서 수백 명의 민간인 사상자를 낸 비극적 사건이 발생하자,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쟁은 늘 인류 곁에 있었고, 이것을 통제할 수 있는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전쟁의 원인은 갈등과 탐욕 때문이다. 문제는 전쟁의 비극적 파급효과다. 어떤 전쟁에서도 파괴적 효과는 전쟁 당사국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현재 진행 중인 두 전쟁도 원유나 곡물을 비롯한 자원의 수급과 가격 조절을 어렵게 하고, 현지에서의 생산활동을 멈추게 하면서, 세계 경제에 심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당장 유가 급등을 염려하고 있고, 각종 원자재 조달의 차질을 걱정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우리 경제는 현재 고유가,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라는 ‘4고(高)’로 인해 치열한 경제난국에 처해있다. 여기에다 막대한 국가부채도 경제 성장과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렇듯 전쟁은 숱한 재난을 안겨주지만, 역설적으로 침체한 경제를 회복시키는 순기능도 발휘한다. 엄청난 규모의 전쟁물자의 생산과 소비로 고용이 촉진되고 경기가 회복되기도 한다. 특히 전쟁물자의 생산 거점이 되는 국가들의 경제적 이득은 막대하다. 일본은 청일전쟁부터 6·25전쟁까지 전쟁특수를 누려 경제부흥을 이루었다. 우리나라도 베트남 전쟁에서 상당한 외화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전쟁은 전쟁 당사국은 물론이고 세계 경제를 어렵게 만든다. 지금 이 두 전쟁은 코로나19로 정체되었던 세계 경제가 도약의 기지개를 켜기도 전에 이미 심각한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군사 전쟁도 하나의 경영이며, 비즈니스 시장도 전장이다. 둘 다 승리라는 목표를 추구하며, 그것은 전적으로 사람에게 달려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고의 병법서로 알려진 손자병법에서 강조한 말이다. 적과 아군, 경쟁자와 고객 그리고 우리 회사의 역량 등을 제대로 아는 것이 승리를 얻는 최선의 방도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리더다. 전장에서는 장군이고,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경영자다. 그래서 리더십이 승리를 결정한다.

미국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은 리더십의 모범으로 ‘위대한 장군의 10가지 조건’을 신봉한다. 리더가 지녀야 할 인격, 결정력, 낙관, 준비, 용기, 운(運), 최고 지향, 믿음, 사랑, 상징과 스타일 등이다. 그들이 우러르는 마셜, 맥아더, 아이젠하워, 패튼 장군 등에서 공통으로 찾아낸 자질들이다.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조지 마셜 장군은 브래들리, 아이젠하워, 클라크 같은 명장들을 선택했다. 그는 “내가 한 일은 그저 승리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택한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병사들에게는 철저하게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고객 최우선’을 표방하더라도, 부하 직원이 감동하지 않는 기업의 고객들은 절대로 감동하지 않는다. 전장과 같은 시장에서 승리하려면 먼저 직원이 진정으로 감동해야 한다. 그러려면 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이 최우선이다. 직원들이 ‘내가 회사의 중심’이라는 정신으로 무장하면 최선을 다하는 자세와 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리더의 의사 전달도 중요하다. 리더는 복잡한 문제일지라도 단순하고 명료하게 풀어내는 ‘아이젠하워 원칙’과 같은 의사소통 기법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복잡한 상황을 단순하게’라는, KISS(Keep It Simple, Stupid)의 철학을 실천하는 리더가 승리하는 이유다.

온 들과 산이 황금빛으로 아름답게 물드는 가을이다. 하지만 단풍이 그다지 즐겁지 못한 요즈음이다. 전쟁으로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백성들에게는 만산홍엽도 분명 핏빛으로 보이리라. 하루속히 전쟁이 끝나고, 우리 경제도 조속 회복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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