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 어깨 불편 호소했지만
휴식기 없이 꾸준히 경기 출전
내년 시즌 성적도 악영향 우려
구단·스태프 책임 피할 수 없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거포 유격수’ 이재현(20·사진)이 입단 2년차에 수술대에 오르면서 구단과 코칭 스태프 모두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올 시즌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이재현의 어깨 수술 사실을 밝혔다, 그는 올 시즌 종료된 후 병원 검진 결과 습관성 탈골에 따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구단에 따르면 이재현은 23일 오전 서울 소재 병원에 입원했고, 오후 수술대에 올라 수술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 후 재활에 돌입하는 이재현은 복귀에 최소 4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휴식을 취해야하는 비활동기간을 포함해 스프링캠프 출발 시점인 내년 2월에도 복귀할 수 없는 셈이다. 재활 과정이 예상 기간보다 더 길어질 경우 다음 시즌 개막에 맞추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재현은 시즌 중 이미 어깨 불편을 호소한 바 있다. 그는 지난 8월 경기 도중 어깨 탈구 부상을 당했지만 선수 본인의 전경기 출전 욕심과 코칭 스태프와 구단의 판단 미스로 꾸준히 교체와 선발로 출전했다. 시즌 막판에서야 한 경기 휴식을 취한게 전부다. 처음 부상을 당했을 당시 수술과 재활을 선택했더라면 다가오는 시즌 준비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장과 구단이 관리 소홀과 눈 앞의 팀 순위에 연연한 결과 선수의 부상이 악화되었음은 물론, 내년 시즌 성적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이재현은 지난해 서울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다. 이는 삼성이 이재현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삼성은 그동안 1차 지명(폐지 후 1라운드)으로 대부분 투수를 지명해왔기 때문. 이재현 이전 삼성이 당해 처음으로 지명했던 야수는 정현(현재 은퇴, 201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삼성은 당해 신인 첫 번째 지명으로 이수민, 김영한, 최충연, 장지훈, 최채흥, 원태인, 황동재, 이승현 등 투수만 꾸준히 뽑아왔다.
그는 데뷔 첫 해 75경기에서 타율 0.235(230타수 54안타) 7홈런 23타점 23득점을 기록했다. 그의 7홈런은 지난해 데뷔한 10개 구단 신인 타자 가운데 최다 기록. 또한 1995년 이승엽(13개)에 이어 구단 역사상 고졸 1년 차 홈런 2위 자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재현은 프로 2년차인 올 시즌 삼성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14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9(458타수 114안타) 12홈런 60타점 61득점 5도루를 기록했다. 데뷔 첫 세 자릿 수 안타 및 두 자릿 수 홈런을 때려내는 등 타격 지표 대부분에서 눈에 띄게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8월 한달간 타율 3할5푼7리(56타수 20안타) 3홈런 12타점의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약 10년만의 삼성의 야수 1차지명 이재현은 삼성의 현재이자 미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당장의 팀 성적에 연연한 관계자들의 오판으로 젊은 유망주를 결국 수술대에 오르게 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향후 철저한 선수관리로 다시 이런 사례를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