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84만명…정부, 내년 지원센터 예산 전액 삭감
외국인 근로자 84만명…정부, 내년 지원센터 예산 전액 삭감
  • 유채현
  • 승인 2023.10.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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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인력공단에 업무 이관
“배울 게 많은데 걱정 커” 한숨
체계적 지원·관리 필요성 대두
국내 근로자의 빈자리를 외국인 노동자가 채우고 있지만 이들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체계는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외국인 취업자는 84만3천 명에 달한다. 지난 2015년 처음으로 80만여 명을 기록한 이후 매년 83만 명 이상 인구가 국내에서 근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외국인 노동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처우는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베트남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네고(37)씨는 10여 년 전 대구 북구의 한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네고씨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말이 통하지 않아 무시도 받고 외국인 친구들만 월급을 못 받거나 같은 일을 하는 한국인과 월급이 다른 것을 알게 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한동안 마음고생이 많았다는 그녀는 대구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고충을 해결할 수 있었다.

다만 이처럼 한국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가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다. 최근 정부가 지원센터의 내년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센터의 업무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이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내년부터 대구를 비롯한 전국의 센터 9곳 모두 운영이 중단될 위기다.

미얀마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비예표아웅(34)씨는 “한국어 배우기부터 외국인 동료 만들기까지 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아왔다”며 “앞으로도 배워야 할 것이 많은데 센터가 없어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신혜영 대구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운영·교육팀장은 “외국인 노동자는 보통 토요일까지 일하고 일요일 하루 쉬는 경우가 많다. 지원센터가 문을 닫고 지원 주체가 정부로 바뀌면 일요일만 시간이 겨우 나는 노동자들은 지원이나 교육을 받기가 어려워진다”며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은 많은데 예산이나 지원을 늘리기는커녕 아예 없애버리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유채현기자 yc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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