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이상기후 이대로 좋은가?
<대구논단>이상기후 이대로 좋은가?
  • 승인 2011.01.1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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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규 대구보건대학 안경광학과 교수

지난해는 기상관측 사상 지구가 가장 덥고 비가 많았던 해로 기록되었고 지구가 더워지면서 세계 곳곳에선 이상기후로 인한 재난이 빈발했다. 브라질 남동부에선 갑작스러운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13일까지 361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었고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폭우는 남동부를 거쳐 중부 및 북동부로도 옮겨가고 있어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란다.

호주를 덮쳤던 폭우는 13일부터 멈췄으나 12만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1만5000여 채의 주택과 건물이 물에 잠겼으며 13명이 숨지고 74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애틀랜타에서는 혹한과 함께 폭설이 겹쳐 공항과 도로가 끊기고 대부분 학교도 휴교에 들어갔으며 사흘간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미국 국립기상데이터센터(NCDC)는 지난해 세계 평균 기온이 20세기 평균(섭씨 13.9도)보다 0.62도 높아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중 9년이 역대 가장 기온이 높았던 상위 10위 안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기온이 1976년 이후 34년간 연속적으로 20세기 평균 기온을 웃돌았고 북극해에서 얼음으로 덮인 면적도 2007, 2008년에 이어 79년 관측 개시 이후 세 번째로 좁았다.
미국 국립기상데이터센터(NCDC)는 그 원인이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찬 공기를 남쪽으로 밀어내 유럽과 미국 동부에 이상저온 및 폭설을 유발했다는 것인데 러시아와 파키스탄에서 동시에 가뭄과 홍수가 닥친 것도 뜨거운 공기가 제트기류를 타고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기상이변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도 올겨울 30년 만의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주말은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15일 영하 12도, 16일 영하 16도까지 떨어졌고 강추위가 한동안 계속되다 금주 수요일인 19일부터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란다.

기상 전문가들은 내년엔 온실가스 증가에 엘니뇨현상까지 겹쳐 기온이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엘니뇨는 페루 연안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크리스마스 전후에 발생해 스페인어로 `아기 예수’를 뜻하는 이 이름이 붙여졌다.

지난 한 해는 1월의 눈 폭탄, 37년 만의 여름 폭염, 가을의 물 폭탄과 역대 최고 농도의 가을 황사, 30년 만의 겨울 한파 등으로 역대 기상기록을 줄줄이 경신하며 한반도의 4계절을 무색케 했다.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로 전력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10일에는 최대 전력수요가 7184만㎾를 기록,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통상 예비전력을 600만㎾ 이상 유지해야 안정적 전기 공급이 가능한데 지금은 400만㎾ 확보도 버거운 상태다.

이 선마저 무너지면 전력 주파수와 전압조정 불안정으로 반도체 산업 등에 당장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되고 경우에 따라 지역적으로 강제로 전기를 끊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단다. 정부는 최근 비상대책본부를 꾸리고, 지식경제부 장관이 전력 사용 자제를 당부하는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서민들의 체감온도는 더욱 춥다. 최근 국가재난 수준의 구제역에 이어 지난해 지구온난화가 부른 이상기후 현상으로 농업생산량이 3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농수산물 값이 껑충 뛰었고,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국제유가가 뛰면서 휘발유와 경유 등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3개월째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설 명절을 코앞에 둔 서민들의 주름살은 늘어만 간다.

이상기후는 비단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고 해를 거듭할수록 그 빈도와 강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심장을 향해 날아오는 창이다. 그 날카로운 기세가 쉽게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처럼 이대로라면 지구의 끝은 시간문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했던가? 지금부터라도 지구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패를 준비하자. 나무를 심고 숲을 키우자. 그래서 홍수와 가뭄 피해도 줄이고 토사유출·붕괴도 방지하며 사막화와 황사를 막고 폭염의 도시를 식혀주자. 지구온난화라는 창을 던진 장본인이 바로 우리 인간인 만큼 이를 막아야 할 절대적 책임과 의무 또한 우리에게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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