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와 섹소폰 연주자가 무대 위에서 결정적인 연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른 남자의 흥에 겨운 노랫가락에 춤추는 여인들의 모습에선 흥취가 묻어난다. 갤러리 수성에 걸린 김하균 작가의 작품 세계인데, 갤러리 수성에서 만날 수 있다. ‘메아리’ 등의 회화 작품 25점들을 소개하고 있다.
김하균의 화면에는 예외없이 인간이 등장한다. 주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흥겨운 모습을 하고 있다.
비록 본질로부터 멀어진 현실세계에 살고 있지만 노래와 춤에 매료된 순간만큼은 도덕으로부터 자유로운 경지에 있다는 생각으로 그린 상태들이다. 직설적이고 단순한 구성이나 해학적인 인간의 모습에서 순수가 한껏 묻어난다.
“그림은 캔버스에 마음껏 쏟아내는 나의 잔소리”라고 한 작가의 말처럼 그는 그림을 그리는 순간 만큼은 무아의 경지를 경험한다. 그림을 어떻게 그렸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해 가는데, 이는 인간의 본질을 향한 그의 치열한 사투다. 대구 수성구미술가협회 선정작가전으로 열리는 김하균 개인전은 10일까지.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