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수사 검사 탄핵…국민이 두렵지 않나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이재명 대표의 수사를 하고 있는 이정섭 검사 등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오는 30일 이를 다시 발의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헌정사상 초유의 사법 방해이자 국회 횡포이며 극한의 꼼수 정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이 아무리 다수당이라고 하지만 자기 당 대표를 수사한다고 검사를 탄핵하겠다고 하니 국민이 무섭지 않은지 묻고 싶다.

민주당이 이정섭 검사 등에 대한 탄핵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한 건 탄핵안이 자동폐기되는 걸 막기 위한 꼼수이다.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탄핵안이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철회로 본회의 표결에 부쳐지지 못했다. 국회법에는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중에 다시 발의하거나 제출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의 원칙이 있다. 그래서 민주당이 이 탄핵안 발의를 철회하고 30일 재발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같은 날 김진표 국회의장은 국회사무처에 접수된 탄핵안 철회서를 결재했다. 김 의장은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가 돼도 의안으로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24시간 이내에 철회하면 회기 내에 다시 발의해서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회에 보고된 안건은 표결에 부쳐지지 않아도 발의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회사무처의 불법을 과거 자유당 시절의 ‘사사오입’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법리 문제를 떠나 이재명 대표를 수사한다고 검사를 탄핵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초법적 발상이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면서 검찰이 이 대표를 수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아무런 불법도 저지르지 않은 검사를 탄핵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말처럼 “방탄 출마·방탄 당 대표 당선·방탄 국회·방탄 단식·방탄 탄핵”으로 ‘이재명 방탄 5종 세트’이다. 또한 이것은 분명한 ‘사법 방해’로서 중대범죄다.

민주당은 이렇게 사법부를 겁박해 자기 당 의원들이 온갖 추악한 범죄로 기소돼도 임기를 끝마치도록 하고 있다. 윤미향, 김경협, 노웅래, 박완주, 김남국 의원 등이 그 수혜자이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이 민주당에 몰표를 준 것은 이처럼 폭군이 되라는 뜻은 아니었을 것이다. 총선이 얼마 남지도 않았다. 민주당은 국민이 두렵지도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