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만필] 尹, 朴 만남의 의미는?
[천자만필] 尹, 朴 만남의 의미는?
  • 승인 2023.11.1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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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엽 시사유튜버(대한민국 청아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아 나섰다.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 때 만나고 12일 만에 재회한 것이다. 현 대통령이 임기 중에 전직 대통령들을 청와대로 초대하는 일은 있었어도 직접 전직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일은 드문 일이다. 특히 그게 열흘 만에 연속으로 이루어졌으니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 말했고, 윤 대통령은 “누가 (우리 두 사람이) 누나와 남동생 같더라고 얘기하더라”고 말했다. 즉 만남 그 자체만큼이나 두 사람의 사이가 얼마나 각별해졌는지 알 수 있는 지점이다.

전·현직 대통령이 가까우면 좋은 일이다. 국정에 관해 서로 논의 하며 조언을 주고받는 것은 국가로서도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다만 이번 만남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취임하고 지금까지 지적받았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야당과의 대화 부재였다. 항상 여당 지도부만 초대했고 만났다. 당연히 야당과의 소통이 없으니 항상 ‘날치기’와 ‘거부권’이란 말이 지금까지도 뉴스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두고 현재 여야가 벌이고 있는 힘싸움도 같은 맥락이다.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만날 수 있으면서도 야당과는 소통하지 않는 점은 분명 국정운영에 있어서 마이너스 요소일 수밖에 없다. 여당의 필리버스터 포기로 이동관 위원장 탄핵이 무산되더니 결국 야당이 탄핵안을 또 발의한다고 하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국민들은 지속된 이 ‘정치실종’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또 있는데 바로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은 사면되긴 했지만, 본인의 뇌물죄 등 다른 사건들의 수사에 대해 부당함을 계속 주장해 왔다. 석방에 맞춰 공개된 자서전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이 담겨 있었다. 즉 박 전 대통령과 본인을 45년 구형한 과거 특검 수사팀장이었던 윤 대통령과의 만남은 국민들이 보기에 정말 많은 혼란을 주고 있다. 이런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사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만남이다.

부디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이 그 어떤 정치적 야합이 아닌 나라를 위한 국정 논의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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