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김안나 안나홈 대표 “진입장벽 낮은 분야일수록 ‘개인 경쟁력 확보’ 관건”
[나는 청년입니다] 김안나 안나홈 대표 “진입장벽 낮은 분야일수록 ‘개인 경쟁력 확보’ 관건”
  • 윤덕우
  • 승인 2023.12.1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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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따라가고 싶겠지만
근간이 되는 재료 고민 필수
좋아하는 일 지속하기 위해
진짜 나를 찾는 시간 필요”
천연비누·천연화장품 공방 운영
자격증 취득 중 종사자들과 만남
공방 운영·연구 등 지지 보내줘
커뮤니티 덕에 ‘마음만은 든든’
안나홈 김안나 대표1
안나홈 김안나 대표가 삼성전자ESG경영실천 제로웨이스트 비누만들기 체험프로그램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김안나2
김안나 대표
△천연 화장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천연 화장품에 대한 정의는 모호하다. 그 이유는 국가별로 천연 화장품을 정의하는 방법도, 천연 화장품으로 인증받기 위한 규정도 상이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천연 화장품은 화학적 합성 원료가 아닌 동식물 유래 원료를 95% 이상 함유한 화장품을 의미한다. 유기농 화장품은 동식물성을 포함한 유기농 원료를 10% 이상 함유한 화장품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천연 화장품 및 유기농 화장품을 정부에서 인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화장품 인증 제도는 민간의 자율로 운영되고 있어 천연 화장품을 바라보는 국가 간의 온도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 화장품은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며 개인의 기호와 유행에 빠르게 변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제품의 사이클이 매우 짧으며, 다양한 품목의 소량생산이 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화장품 인증을 민간의 자율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가인증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시장 중심의 화장품 인증제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포화 상태의 레드오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화장품 산업은 천연 화장품이라는 틈새시장의 확장 속에서 많은 변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셀프 피부관리 홈케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온라인상에서 관련 정보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의 피부미용 강의를 비롯하여 제품소개 채널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원료의 품질과 효과(천연 성분)를 강조하는 제품의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천연 화장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지역 내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천연 화장품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

천연 비누 및 천연 화장품은 여성들에게 꽤 친숙한 창업 아이템 중 하나이다. 다른 기술창업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 높지 않아 취미로 시작한 배움이 창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창업률 만큼 폐업률 또한 높은 분야가 이 분야이다. 전문성은 기본이고, 작고 섬세한 차이가 만들어 내는 1%의 특별함이 없다면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는 쉽지 않다. 경북 구미에서 만난 김안나 대표(안나홈)는 14년째 도전과 성장을 반복하며 천연 비누와 천연 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는 공방을 운영하고 있었다. 김안나 대표는 말한다. 쉬울수록 오랫동안 깊게 파야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분야가 천연 비누와 천연 화장품이라고 말이다.

“천연 화장품 분야가 절대 쉬운 분야는 아니에요. 여성들에게 접근성이 쉬울 뿐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쉽다고 생각해요. 어느 순간부터 ‘쉽다-어렵다’를 이야기하는 건 ‘아는 만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저도 한때는 이 분야가 쉬운 분야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항상 겸손한 태도로 배우려고 애쓰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김안나 대표가 14년 동안 만들어온 제품 영역은 다양했다. 비누 만들기 키트에서부터 캔들 제품까지 천연소재와 접목시켜 상품화할 수 있는 트렌디한 제품들을 꾸준히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렌디함을 쫓아간다는 것은 일시적 도전일 뿐이라고 말했다.

“처음 창업을 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만들어온 제품은 정말 다양해요. 비누만 해도 수백 가지가 넘는걸요. 창업자로서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은 당연해요. 그렇지만 진짜 본연의 내 것이 무엇인지 알고 따라가는 것과 모르고 따라가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가지고 온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트렌디한 제품을 만들고 싶을 때면 가장 근간이 되는 기술과 재료가 뭔지부터 고민해왔죠. 그렇게 배움과 도전을 이어오며 14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신의 분야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서는 ‘진짜 나를 찾는 시간의 힘’이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분들을 만나면 서른이 넘고 마흔이 넘었어도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그건 그 누구도 답을 알려줄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나 스스로에 대해 깊이 관찰하고 거기에 맞는 솔루션을 스스로에게 제안하면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 또한 그런 시간이 꽤 오래 있었어요. 자기 분야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그 일을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해서는 진짜 나를 찾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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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홈에서 만든 천연화장품 제품들.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만들어진 커뮤니티의 힘

김안나 대표가 창업을 하게 된 이유는 정말 자연스러운 수순과도 같았다. 자신의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을 이어오던 도중 우연치 않은 계기로 만나게 된 천연 제품들과의 조우는 자격증 취득으로 이어졌고, 이렇게 취득하게 된 자격증은 천연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커뮤니티를 만들어줬다.

“여성들이 자신의 진로를 리셋하고 다시 고민하게 되는 시점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것 같아요. 결혼 전 저는 원래 제 성향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었거든요. 평범한 직장인으로 말이죠. 그런데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평생 동안 해도 재미있을 것 같은 일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러면서 모든 게 리셋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피부 트러블이 좀 심했어요. 그런데 우연히 천연 비누를 사용하게 되면서 피부가 좋아지기 시작했거든요. 그렇게 인연이 된 천연 제품들이 제 인생을 바꿔 줬죠. 하지만 이 천연제품들이 제 인생을 순식간에 드라마틱하게 바꿔준 건 아니에요. 처음엔 체험으로 시작해서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고, 자격증 취득은 지역에서 이런 일을 하고 계셨던 분들과의 만남으로 이어졌어요. 그리고 만남의 횟수가 늘어나자 그분들로부터 강의 제안이 들어오게 되더라고요.”

천연 제품을 매개로 하는 커뮤니티는 김안나 대표가 공방을 창업하는데도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줬다고 말했다.

“창업은 당연한 수순인이었던 것 같아요. 제품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는 제 공간이 필요했거든요. 그리고 제가 속한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또 다른 커뮤니티의 확장을 위해서는 공방의 창업이 필수적이었던 것 같아요. 1인 창업가 이긴 하지만 저는 단 한 번도 제가 혼자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늘 동료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일하고 있거든요. 이 모든 건 지역과 아이템을 기반으로 한 지역 커뮤니티의 힘인 것 같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발견했다고 해서 그것이 경제활동으로 이어지게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발견하는 일이야 말로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김안나 대표는 자신의 사례를 통해 전파해 나가고 있었다. 진입 장벽이 낮은 영역일수록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며 자신의 전문분야를 공고히 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는 김안나 대표의 소신 있는 외침은 ‘개인의 경쟁력’이 중요한 현시대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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