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공천 기준
[윤덕우 칼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공천 기준
  • 승인 2024.01.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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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22대 총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의힘 공천 향방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번에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대체할 실력과 자세를 갖춘 제대로 된 전투력 있는 인물들이 공천될 것인지. 보수정당의 무기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관료출신이든 법조인이 등 소위 스펙만 그럴 듯 하지 국회의원이 되고 나면 전투력은 전무하다. 용기있는 국회의원을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민감한 정쟁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계산하기 바쁜 것이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다. 대통령이 정치적 난관에 부딪혀도 나설 줄 모른다. 선거시즌이 되면 어쩌다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홍보하며 선거에 활용하기 바쁘다. 야당이 여당을 공격해도 입다물기는 마찬가지다. 당내에서 분탕질치며 내부총질을 일삼는 정치인들이 있어도 강건너 불구경이다.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전원책 변호사. 그는 2018년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외부위원으로 위촉돼 그의 당 혁신 구상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조직강화특위에선 당협위원장 인선의 전권을 행사했다. 그는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희생하지 않고 당을 일신(一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온실 속 화초, 영혼 없는 모범생, 열정 없는 책상물림들만 가득했던 한국당의 인재 선발 기준을 송두리째 바꾸겠다. 거친 들판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자라난 들꽃 같은 젊은 인재들을 등용하겠다”고 ‘인적 청산’을 예고했다. 하지만 당시 공천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 면면을 보면 ‘인적 청산’은 공염불에 불과했다. 전 변호사는 “의원들이 국회에서 말 한마디 하지 않고 4년을 보내버리기 때문에 ‘웰빙 정당’이라는 비판을 듣는 것”이라며 “첫째로 지식·용기·도덕성이 있는지 기본 자질을 따지고, 둘째로 ‘전투력’ ‘열정’이 있는지 보겠다. 그것이 정치인들에게 요구되는 ‘기본 실력’”이라고 지적했으나 구두선에 그쳤다. 그로부터 5년을 훌쩍 넘겼지만 자유한국당 후신인 국민의힘은 여전히 ‘웰빙정당’이다.

당 선거와 공천 작업을 총괄하는 총선 사령탑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그가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당사에서 취임 입장을 밝히고 자신이 할 일을 분명히 했다.

“오직 동료 시민과 이 나라의 미래만 생각하며 승리를 위해 용기 있게 헌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승리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하겠지만, 제가 그 승리의 과실을 가져가진 않겠다”고 했다. 그동안의 정치인들과 다른 모습이다.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 등 이번 총선을 이겨야 할 목적과 목표 설정은 물론 국회의원 공천기준도 제시했다. “중대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게 지상 목표인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런 당을 숙주삼아 수십년간 386이 486,586,686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합니다.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112석의 국민의힘 국회의원 어느 누구도 지금까지 한동훈처럼 단호하게 얘기한 인물이 없다. 그동안 다수당인 야당과 개딸들 눈치를 보며 숨죽이며 살았다. 고작해야 자신의 지역구에 내건 현수막 정치가 전부였다. 그렇기에 한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무기력했던 국민의힘 의원들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상대가, 당대표가 일주일에 세번, 네번씩 중대범죄로 형사재판받는, 초현실적인 민주당인데도 왜 국민의힘이 압도하지 못하는지, 함께 냉정하게 반성하자고 했다. 국민의힘이 잘해 왔고, 잘 하고 있는데도 억울하게 뒤지고 있는 게 아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이제, 무기력 속에 안주하지 맙시다, 계산하고 몸사리지 맙시다. 국민들께서 합리적인 비판 하시면 미루지 말고 바로바로 반응하고 바꿉시다”고 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소수당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용기로 맞서야한다며 싸우는 방법도 제시했다. 만주벌판의 독립운동가들,다부동 전투, 인천상륙작전, 연평해전의 영웅들, 백사장 위에 조선소를 지었던 산업화의 선각자들, 전국의 광장에서 민주화를 열망했던 학생들과 넥타이부대들을 언급하면서 이들이 어려운 상황이란 걸 알고도 물러서지 않았고, 그래서 대한민국의 불멸의 역사가 되셨다고 했다.

22대 국회의원 공천기준도 제시했다. “공직을 방탄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분들, 특권의식 없는 분들만을 국민들께 제시하겠습니다. 우선, 우리 당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기로 약속하시는 분들만 공천할 것이고,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나중에 약속을 어기는 분들은 즉시 출당 등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현역은 물론 예비후보자들은 이 기준에 적합한지 자문(自問)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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