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모나, 로만 로마니신 초대전...전쟁터 우크라서 꽃 피운 예술혼
갤러리 모나, 로만 로마니신 초대전...전쟁터 우크라서 꽃 피운 예술혼
  • 황인옥
  • 승인 2024.01.1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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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그래픽 판화 아티스트
완벽한 초안·다양한 기법 사용
우화 등 청춘의 세계로 재해석
로만 로마니신 작

갤러리 모나는 로만 로마니신 초대전을 11일부터 시작한다. 로만은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우크라이나에 현재 거주하며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환경에서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는 작가다.

로만은 동판화를 주로 다루며 현재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그래픽 판화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세 장의 판(Cooper Plate)으로 찍는 칼라 에칭(동판화) 기술의 장인으로 그래픽 아티스트로서 특별한 명성을 얻어왔다. 그의 그래픽 판화들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전시되고 수집되고 있으며, 판화 부문에서 여러 차례의 상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명성에 힘입어 그는 유럽과 아시아, 아메리카 등의 다양한 지역에서 70여 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을 열었다.

그가 그래픽 판화 아트스트로서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판화예술의 대명사이자 메카인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 (Lviv)시와 무관치 않다.

그는 역사적으로 축적된 리비우시의 판화 기법들을 자연스럽게 체화하며 자신만의 그래픽 판화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정교한 기술과 오랜 인내심이 필요한 다중 플레이트 음각 세김 과정은 완벽한 초안과 다양한 기법(에칭, 아쿼틴트, 형압 등)을 통해 대체 불가한 작가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했으며 끈기 있고 매혹적인 장인의 방식을 드러낸다.

그의 작품 속에 내재된 사유의 주제는 삶과 죽음, 영원 등이다. 그는 이러한 간단치 않은 주제들을 원시적이고 단순한 재료와의 교감을 통해 서사화한다. 오래된 그림의 아름다움에 담긴 묵직한 영혼, 고대 조각상, 고대 도자기의 고풍스러움 등 돌, 나무, 청동이라는 소재 자체에서 배어나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감각을 곶추세운다.

“오래된 것들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그의 생각이다.

그는 특히 행성의 이미지, 황도대(The Zodiac),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 헨리 8세의 아내 등의 과거 인류의 정신적인 작용의 결과들인 고전적이고 친숙한 문학, 우화, 민속 등에서 영감을 받는다.

그는 작업의 매개가 되는 대상들에 연극성과 함께 스토리텔링의 진화와 모든 인간 감성의 차이를 건드리는 서정적 기발함을 더하며 또 다른 서사로 서술해낸다. 특히 발랄하고 유쾌한 청춘의 세계로 재해석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고전적이고 친숙한 주제들은 기호와 도상(Icon)들로 새롭게 서사화된다. 화면 속 선과 작은 색상의 표의 문자들은 초기의 서사에 비할 수 없는 활력으로 다가온다. 이때 다채롭고 고급스러운 색채는 내적 깊이와 시각적인 풍요를 더한다.

진부한 과거의 유산이 재치와 생동감 있는 초월적인 대상으로 거듭나는 것은 그의 탁월성이다. 그는 과거 인류의 정신적인 작용에 명랑, 유머, 위트, 환상 및 모호성의 반짝이는 가면의 장막을 치고 있다. 그의 작업 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모나 갤러리 전시는 2월 15일까지.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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