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주연상·작가상 등 휩쓸어
한국계 이민자 2세의 삶 묘사
이 감독 “겪은 감정 녹여냈다”
한국계 감독과 주연배우가 활약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원제 BEEF)이 미국 에미상에서 작품상과 남녀 주연상을 포함해 8관왕을 거머쥐었다.
‘성난 사람들’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Emmy Awards)에서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 드라마의 주연 배우인 한국계 스티븐 연도 이날 같은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며, 상대역을 맡은 중국·베트남계 배우 앨리 웡도 같은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성난사람들’은 이밖에도 감독상과 작가상, 캐스팅상, 의상상, 편집상까지 휩쓸며 8관왕에 올랐다.
이 드라마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 겸 감독 이성진이 연출과 제작, 극본을 맡았으며 스티븐 연을 비롯한 한국계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앞서 ‘성난 사람들’은 지난 7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TV 미니시리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주연상(앨리 웡) 3관왕을 거머쥐었다. 14일에는 크리틱스초이스상 시상식에서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작품상, 남여 주연상, 여우조연상(마리아 벨로) 4관왕을 차지했다.
10부작 드라마 ‘성난 사람들’은 주인공 대니(스티븐 연)와 에이미(앨리 웡)가 운전 중 벌어진 사소한 시비에 격노해 서로 복수하고 해코지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블랙 코미디다. 대니는 한국계라는 설정으로 극중 가족이나 친척들과 한국어로 대화하거나 한인 교회가 이야기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등 한국계 이민자 2세의 삶이 묘사됐다.
각본과 연출을 모두 담당한 이 감독은 작품상 수상 소감에서 “작품 초반 등장인물의 행동은 사실 제가 겪었던 감정들을 녹여낸 것”이라며 “이 쇼를 보고 자신의 어려운 경험을 털어놔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제가 잘못된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받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김민주기자 km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