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찾아서] 바람
[좋은 시를 찾아서] 바람
  • 승인 2024.01.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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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계순 시인

갈대는 바람 속에서 울고

나는 그대 품에서 운다.

지는 가을이 아쉬워 울고

가는 젊음이 아쉬워 운다

짓밟혀 부서짐이 서러워 울고

흐르는 세월이 서러워 운다

오는 봄을 기다리며 잠들고

다가오는 새날을 기다리며 잠든다.

그러나, 나는 끝내 죽음이 무서워서

그대 안의 바람이 되고 싶었다.

◇심계순= 경기도 가평 출생. 1978년 단양거주. 2005년 단양 시창작과정 3년 수료. 2005. 시인 시작. 2006년 월간 한국시 신인상 등단. 2006년 시인촌 동인. 2010년 계명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정 수료. 2010년 모던포엠 이달의 작가. 현재 작가 활동(모던포엠과 월간지 기고, 단양시인 활동).

<해설> 갈대= 바람이라는, 바람은 갈대를 흔들어서 바람이라는, 존재를 시인에게 보여준다는 사실을, 시인은 어떻게든 이미지로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 갈대의 전모를 통해 현재 시인 자신에 입장을 시적 언술로 밝히고 있다. 바람 속에서 우는 것이 갈대인지, 나인지 그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는 가을 가는 젊음이 그러하고 서러운 세월의 까닭은, 밟혀 부서짐의 운명 앞에 서 있는 자신을 시인은 보고 있는 것이다. 잠드는 것, 또한 다시 갈대가 살아날 봄인 걸 아는 시인은, 언젠가는 다가올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하여 갈대인 그대 안에 바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박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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