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만필] ‘신상’ 정치인의 신기루
[천자만필] ‘신상’ 정치인의 신기루
  • 승인 2024.01.2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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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엽 시사유튜버(대한민국 청아대)
우리가 물건을 살 때 항상 매력을 느끼는 게 있는데 그게 바로 ‘신상’이다. 패션에서부터 전자기기, 자동차 등 소비자라면 누구나 신상에 매력을 느끼고, 그것은 구매자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구매결정 기준이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신상’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정치권이다. 대한민국 유권자들에게 있어 새로운 정치인은 단지 새롭다는 것, 하나만으로 큰 점수를 딸 수 있다. 그 이유는 뭘까? 기존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의 국회의원을 물갈이 해야 한다’라는 여론이 높은 것과 똑같은 맥락이다. 그렇다 보니 새로운 인물에 대한 열망과 함께 신인 정치인들은 항상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쉽게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신상’효과를 톡톡히 본 대표적인 정치인이 바로 안철수 의원이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현재 윤석열 대통령 또한 마찬가지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는데 전부 국회의원을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바로 대권반열에 들어선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중에 정말로 대통령이 된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뿐이다. 윤 대통령 당선은 어쩌면 국민들의 신상 정치인에 대한 열망이 그동안 점점 더 커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럼 요즘 신상 효과를 누리는 정치인은 누구인가? 국회의원 경력이 전혀 없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다. 선출직 경험이 없으므로 한 번도 선거를 뛰어본 적 없고, 유권자의 표를 받아본 일도 없다. 그런 인물이 현재 집권여당의 총선을 지휘하는 수장이 된 것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사실 황당한 상황이다. 하지만 당원들과 그 지지자들은 어느 때보다 한 위원장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있다. 기초단체장의 경험도 전혀 없는 한 위원장이지만 일부 지지자들은 미래 대통령으로 응원하고 있다. 물론 언론의 과도한 부추김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정치는 종합예술이란 말이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과 그 경험이 있어야 잘할 수 있는 게 정치다. 과연 오늘날 정치인을 바라보는 대한민국 유권자 안목은 어떠한가? 좋은 안목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제는 너무 ‘신상’에만 매몰되어 있는 게 아닌지 한 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미 우리는 수많은 ‘신상’의 신기루를 경험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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