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자연이 들려준 이야기들, 황새 덕분에 아이는 추억 만들고 어른은 추억 되새기고…
[지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자연이 들려준 이야기들, 황새 덕분에 아이는 추억 만들고 어른은 추억 되새기고…
  • 채영택
  • 승인 2024.01.2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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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 이야기
예산 황새공원 방문한 아이들
부모님 모시고 재방문 잦아
어른들도 황새 이야기 나누며
가족 모두 추억 만드는 기회
황새2
황새는 어린이에게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어른에게는 추억을 되새기게 해주는 철새다. 예산황새공원을 찾은 황새.
 
자연거름1
우포늪 주변에서 자연거름을 만들기 위한 거름장 모습.

◇황새의 엄마, 김수경 박사 이야기

겨울은 철새의 계절이다. 겨울엔 멀리 시베리아에서 따뜻한 우리나라로 철새들이 날아온다. 대구시의 안심습지와 달성습지에도 고니들과 기러기 등의 많은 철새들이 겨울을 나고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간다.

한국에서 유일한 충청남도 예산 황새공원 야생복귀연구팀장인 김수경 박사는 대구 출신이다. 경북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한국교원대학교에서 황새서식지 적합 모델 개발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리나라 최고의 황새 전문가로 황새복원을 위한 삶을 사면서 보람과 즐거움을 갖고 살아가는 김수경 박사와 전화로 황새복원사업에 대해 알아보았다.

김 박사는 황새가 야생에서 짝을 만나 스스로 번식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대견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황새들이 우리나라에서 중국, 대만, 일본 그리고 러시아로 갔닥가 잘 살아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다는데 보람을 갖고 있다.

어린 유치원생들과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황새공원에 와서 배우고 돌아간 뒤에, 집에서 황새를 봤다고 이야기하며 부모님이나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 다시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귀여운 3살과 4살 어린이들의 손에 이끌려 부모들이, 나이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황새를 보면서 황새에 대한 옛 추억을 이야기한단다. 이런 방문을 통해 다시 한번 황새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어 즐겁단다.

아이들에게서 어른들로 황새에 관심을 갖게 하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어릴 때의 경험과 관심은 오래가는 경우가 많다. 어른들도 대상으로 한 홍보와 교육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아이들에게 황새에 대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황새 방문 교육은 이렇게 효과가 있다. 그래서 황새공원에서는 어린이 대상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문화재청과 충남 예산군의 지원으로 행해지는, ‘전국 황새복원네트워크’에 참여한 50여명의 참여자는 1년 중 10월부터 12월까지 매달 1번 총 3번애 걸쳐 황새 조사를 한다고 한다. 최소한의 여비로 활동하는 그들에게 김박사는 고마움을 표한다.

◇대구 생태교육의 어른, 김정화 교수님 이야기

대구시민 중 자연과 생태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 오신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분이 전 수성대 교수이자 현재 경산시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화 교수님이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친척이 약 300평의 땅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상의해 왔다. 김정화 교수님은 한국숲유치원협회장도 하셨고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와 환경교육을 오래 실천해 오신 분이라 어린이들을 위한 농업 교육 활동에 대한 조언을 많이 들었다.

김 교수님과 이야기를 하던 중 도토리를 심은 학생의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날 도토리를 어린이집에서 심었다고 한다.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오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이 학생은 초등학교를 다니면서도 자기가 심은 도토리가 자란 것을 보고 싶어 4학년이 된 지금도 어린이집을 찾아온다고 한다. 학교에 가고 올때 가끔 어린이집에 들러 자기가 심은 도토리 나무가 잘 자라고 있는지 궁금해서 온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초등학교 가기 전 어린 나이에 심은 옥수수가 생각났다. 옥수수가 잘자라 가던 어느 날, 태풍에 넘어진 그 옥수수를 보면서 가슴 아파하던 일이 생각났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가고 오면서 작은 풀들이 보이면 가지고 와서 심던 아이였던 나 자신이 생각난 것이다.

도토리를 심은 그 학생을 잘 이끌어 주면 언젠가 멋진 조경가나 정원사나 평생 식물을 좋아하는 멋진 취미를 가진 시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이나 교사분들에게 어린이들 식물 심기를 권장한다.

◇꺾꽂이(삽목) 이야기

식물의 어린줄기를 잘라 기르는 꺾꽂이인 삽목은 습기가 많은 여름에 잘된다고 들었다. 그래서 5월이나 6월경에 자른 가지를 심었다. 수국처럼 잎이 큰 경우는 잎의 반 정도나 3분의 1 정도 만 남기고 심으니 물을 자주 주니 잘 자랐다.

아파트 베란다에 큰 고무나무가 심어진 화분이 있다. 그 화분 밑에 다양한 작은 식물들을 삽목하였다. 수국들과 붓들레아 어린 가지들과 이름 모르는 식물들의 작은 가지들 20여 개를 심었다.

수국과 붓들레아는 물을 자주 주었는데 물 빠짐이 좋은 곳이라 썩지 않고 잘 자란다. 다른 화분에 삽목한 수국은 1월의 추위에도 녹색의 아름다운 잎이 이쁘게 보인다. 꽃이 아니더라도 녹색의 그 잎은 정말 이쁘게 윤기가 난다. 심을 때는 과연 살것인가 하며 조마 조마 하였는데 심은 보람이 있다.

나는 5센치 정도의 삽목한 붓들레아가 1년에 얼마나 자라는지 궁금하여, 30 여년 식물의 친구가 되어 온 식물 전문가인 모만호 선배에게 물어보았다. 하나의 줄기만 있으면 50 센치까지 자란다고 한다. 줄기가 2개라면 25센치인 반 만큼 자랄 것이라 하였다.

며칠 전 ‘가드닝을 위한 식물학’이라는 책을 보니 삽목에도 한 가지 방법만 있는게 아니었다. 여러 방법들이 있었다. 삽목은 새순꽂이, 새 가지꽂이, 설 굳은 가지꽂이, 굳은 가지꽂이, 뿌리꽂이 그리고 잎꽂이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한 번도 안 해본 분들도 망설이지 말고 그냥 새로 난 잎이 달린 줄기를 잘라 심어보자. 새로운 생명이 늘어나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유튜버에도, 인턴넷의 블로거에도 자료 들이 많이 나오니 보고 참고하면 될 것이다.
 

거름 이야기
마른 풀·나무 줄기·흙 모아
크고 작은 거름장 4개 만들어
힘들지만 자부심·자신감 느껴

◇자연 거름을 만든 이야기

우포늪 인근 밭에 마른 풀, 작은 나무줄기, 음식 찌꺼기, 그리고 흙을 모아 작은 거름장을 작년에 만들었다. 몇 달 뒤 땅을 평평하게 하여 그 위에 수세미, 토마도 그리고 고추들을 심었는데 잘 자랐다.

지난해 만든 거름장 옆에 올해는 겨울인 1월에 크고 작은 거름장 4개를 만들었고 비닐을 덮어 주었다. 작년에는 모르고 비닐도 덮지 않고 물도 주지 않않다. 올해는 그래도 거름만들기에 대하 유투버도 몇 개 보면서 학습을 했다.

거름만들기를 하면 삽질을 여러 번 해야 해서 좀 힘든 것도 있지만 결과물이 바로 나타난다. 그래서 일을 한 보람이 있다. 며칠 전에는 비가 오는 날이라 처음엔 머뭇 그렸지만 한번 해보자며 시작을 했다. 떨어진 느티나무잎들, 참나무 잎들, 작은 나무가지들 그리고 흙을 같이 넣었다. 이렇게 만든 크고 작은 거름장을 만들었다. 책에 보니 낙엽만 모으면 썩는데 2년은 걸린다고 나와 있었다. 낙엽 하나만이 아닌 흙과 나무줄기들을 같이 넣으면서 조금은 빨리 썩기를 바랬다.

비를 맞으며 일하는 것은 건강에 매우 좋지 않았다. 지난해 가을에 비를 맞고 일하다 3주간 감기에 걸리고 얼굴의 볼이 들어갈 정도로 코피를 흘리적이 있었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비를 맞지 않게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일을 시작하니 결과물이 보여 계속하게 되었다. 거름 만들기는 한 만큼 보이고 결과가 나타나니 즐겁게 계속 일을 하게 된다.

거름을 만드는 방법에는 마른 풀, 나무줄기, 그리고 흙 등을 썩는 방법, 낙엽들을 이요하는 방법, 그리고 동물들의 똥을 이용하는 방법이 널리 알려져 있다.

거름을 만드는 다른 방법으로는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에 발효균을 첨가하여 발효시키는 방법과 지렁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새해가 시작된 1월 말이다. 크기에 상관없이 식물을 위한 거름 만들기를 해보시라고 권한다. 기다림의 미학과 자부심, 자신감 그리고 자연과 가까워지는 마음이 생길 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될 것이다.

 

노용호 <한국생태관광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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