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수 경고 누적 출전 불발…‘철기둥’ 김민재 공백 메워야
64년 만에 아시안컵 탈환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중동 세 팀과 함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정상 도전을 이어간다.
한국시간으로 2∼4일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8강전 결과 한국, 요르단, 이란, 카타르가 살아남으며 4강 대진표가 완성됐다. 가장 먼저 8강전을 치른 요르단이 ‘중앙아시아 돌풍 팀’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1-0 신승을 거둔 가운데 한국이 ‘우승 후보’ 호주와 120분 연장 혈투 끝에 손흥민(토트넘)의 환상적인 프리킥 역전 결승골로 2-1로 승리하며 4강에 합류했다. ‘중동의 맹주’ 이란도 유력한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였던 일본을 제물로 2-1 역전승으로 포효한 가운데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카타르가 우즈베키스탄과 연장접전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힘겹게 이겨 4강에 올랐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 4강은 동북아시아는 물론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통틀어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국과 요르단·이란·카타르 등 ‘중동 3개 팀’의 자존심 대결로 압축됐다. 4강 대진은 한국-요르단(7일 0시·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이란-카타르(8일 0시·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로 짜였다.
한국은 준결승을 통과하면 다시 중동팀과 결승전을 벌여야 해 ‘모래바람’을 뚫어야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은 준결승은 물론 결승에 올라도 반드시 꺾어야 할 이유가 분명한 팀들과 만난다. 먼저 준결승에서 상대하는 요르단에는 역대 전적에서 3승 3무로 앞서며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하지만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요르단과 졸전 끝에 2-2로 비기며 팬들을 실망시킨 바 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로 87위인 요르단을 쉽게 꺾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대의 강한 압박을 제대로 뚫지 못한 허술한 조직력에 2골이나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 탓에 이번 4강전에서는 조별리그에서의 아쉬웠던 무승부를 반드시 설욕해야 한다.
한국과 요르단은 모두 준결승에 경고 누적으로 핵심 선수가 빠진다. 클린스만호의 ‘철기둥’ 김민재(뮌헨)는 8강전에서 옐로카드를 받는 바람에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받은 옐로카드에 이어 경고 누적으로 4강전 출전이 불발됐다. 김민재의 공백은 정승현과 김영권(이상 울산)이 메울 예정이다. 또 박진섭(전북)도 대기한다.
요르단은 이번 대회에서 2골을 넣은 선수가 마흐무드 알마르디와 야잔 알나이마트, 무사 알타마리까지 3명이나 돼 한국으로선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다만 주전 공백은 요르단이 더 뼈아프다. 주전 공격수인 알리 올완과 스리백 수비의 한축을 담당하는 살렘 알아잘린까지 2명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우리나라가 요르단을 꺾으면 이란-카타르 준결승 승자와 대망의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하게 된다. 카타르는 2019년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8강에서 꺾은 뒤 준결승에서 아랍에미리트(UAE), 결승에서 일본을 차례로 꺾고 대회 사상 첫 우승을 맛본 디펜딩 챔피언이다. 태극전사에게 카타르는 5년 전 8강 탈락의 아쉬움을 갚아줘야 할 대상이다. 이란 역시 한국 축구의 오랜 ‘라이벌’이다. 역대 전적에서 우리나라가 10승 10무 13패로 밀리는 아시아의 강적이다. 한국은 2022년 3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2-0으로 승리하기 전까지 이란에 무려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에 그쳤을 만큼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상환기자 lees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