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책보다 ‘프레임 대결’로 치닫는 선거전 양상
[사설] 정책보다 ‘프레임 대결’로 치닫는 선거전 양상
  • 승인 2024.02.0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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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불과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간에 ‘프레임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선제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이재명 대표 방탄 돌격병’, ‘86세대 운동권 정치’라 규정했다. 이에 민주당도 질세라 ‘윤심·검사공천’ 등의 공세로 맞받아치고 있다. 선거전에 임하는 정당들이 저마다 선거 구도를 자기 당에 유리한 대립 구도로 만들어가려는 전략이다. 남은 기간 프레임 전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어떻게 해서든 ‘한동훈 대 이재명’의 미래 권력 대결 구도로 몰아가려 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의 낮은 국정 지지도를 고려하면 당연한 전략이다. 한 위원장은 테러에 대한 대응이나 비례대표제 선거제, 사법 리스크 등을 놓고 연일 ‘이재명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그는 ‘586 운동권 청산’을 위해 ‘윤희숙 띄우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한 위원장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려고 하는 모습이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무능으로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 때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특검이나 명품 가방 등으로 총선 이슈를 몰아가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30%대에 갇혀있고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권 견제론이 돼야 한다는 여론이 50% 정도인 점을 고려한 전략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준석 대 한동훈’의 총선 프레임이 자신에게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위원장이 최근 국회의원 세비를 낮추자고 제안하자 이 대표는 “그럼 자신이 법무부 장관 때부터 깎지 그랬냐”라며 그를 직격했다. 이 대표가 자신과 개혁신당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서는 한 위원장을 공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한 위원장은 그의 공격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이렇게 여야 정당이 상대 당을 악마화하며 선거전을 프레임 대결로 몰아가는 것이 표를 얻는 데는 유리할 수가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어느 정도 유권자의 관심을 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프레임 전쟁으로 치달아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선점한다면 정책 대결이 실종될 수가 있다. 발목잡기보다는 정책으로 대결하는 선거전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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