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쉬울까
말문을 막아버린 돌덩이
툭, 내려놓으면
길없는 길도
길이 되어 간다는데
<감상> 아름다운 영상입니다. 디카시의 한 축인 사진은 단순히 시적 배경이나 삽화적 성격의 것이 아니라 시적 발화체인 영상언어이기 때문에 공들여 찍지 않으면 제 역할을 하기가 힘이 듭니다. 흔히들 디카시의 특성이라 말하는 ‘즉순간성’의 실천은 때묻지 않은 ‘날 것’ 찾기에 한한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것이 성급한 태도와 안이한 자세를 허용하는 것으로 오해하면 문학성을 해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이 왜 ‘용서’인지 궁금합니다. 그 궁금함을 찾아가는 과정이 「용서」를 감상하는 요체이자 미학적 즐거움입니다. 돌덩이는 왜 말문을 막아버렸을까요? “툭, 내려놓기”가 왜 그리 어려웁다 말하는 걸까요? 내려놓는 내용물이 무엇이길래 툭, 내려 놓으면 “길 없는 길도/ 길이 되어”가는 것일까요? 길 없는 길이 길이 되는 것과 용서는 무슨 관계일까요? 산아래 마을에는 누가 살고 있는지 징검다리에게 물어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