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회관 현대미술특별전, 일상속 ‘집중’과 ‘산만함’의 관계는…
문예회관 현대미술특별전, 일상속 ‘집중’과 ‘산만함’의 관계는…
  • 황인옥
  • 승인 2024.02.2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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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8명 작품 통해 의견 제시
‘산만함’은 기분 전환 의미 가져
“생산성 벗어나 회복 시간 되길”
유장우집중의프로토콜
유장우 작 ‘집중의 프로토콜’
허수빈-방범창살창문과햇살
허수빈 작 ‘방범창살창문과 햇살’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희철)은 올해 첫 기획전시로 현대미술특별전 ‘우리는 원래 산만하다’전을 4월 2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2층 6~10전시실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집중’과 ‘산만함’이 현대사회의 기술과 시스템 속에서 긍정과 부정으로 구분되는 현상을 지적하며, 이로 인한 강박과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무의미하다고 여긴 일상적 행위를 제시한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SNS와 검색 엔진,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쏟아져 나오는 이미지와 정보는 현대인의 지각 방식을 분산시킨다. 그와 반대로 사회는 성장이라는 목표 아래 개인의 결과와 성과를 요구하며, 집중을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집중을 강요받고, 자연스럽게 비생산적이고 쓸모없는 행동, 무의미한 생각을 스스로 거부한다. 그동안 경쟁을 부추기고 성과를 요구하는 사회와 관심을 빼앗는 시대에 아무것도 아닌 행위들은 ‘산만함’으로 획일화되어 사회적으로 올바른 집중과 구분되고 부정적으로 가치 절하됐다.

이번 전시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겪는 불안과 피로함을 ‘산만함’으로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는다. 산만함이란 심리학적·병리학적 용어로 정신 교란 상태나 어수선한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영어단어인 ‘디스트랙션(Distraction)’과 연관되는데, 집중을 방해하고 주의가 분산되는 상태를 의미하지만, 한편으로 기분 전환 혹은 오락 등 환기적 의미도 지니기 때문이다. 상반되는 두 가지 의미는 긴밀하게 연결된다. 다시 말해 집중력이 느슨해지는 순간에 우리는 ‘멈춤’이나 ‘또 다른 이행’을 통해 정신적 환기와 이완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 구성은 6, 7전시실에서 집중에 대한 사회·문화·기술적 요구에 따른 강박과 괴리를 갈유라, 김동형, 유장우의 영상 설치 작품으로 살펴본다. 8전시실에선 디지털 시대의 정보와 이미지의 지각에 대한 경계를 김민성과 이윤서의 작품으로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9, 10전시실은 김상덕, 정찬민, 허수빈의 사소하고 일상적인 행위와 장면들을 통해 새로운 산만함에 대한 인식을 재고한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여덟 작가의 작품을 통해 집중과 산만함 속 숨겨진 다양한 의미와 관계를 발견하길 바라며, 생산성과 효율성에서 잠시 벗어나 사소한 일상적 행위로 자기회복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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