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코로나 이후 가격 인상 빈도 늘려”
“기업, 코로나 이후 가격 인상 빈도 늘려”
  • 강나리
  • 승인 2024.03.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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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가격조정행태’ 보고서
상품 가격 유지 9.1→6.4개월
한 번 올릴 때 평균 20~25%
조미료·축산·수산물 가공품
수입 원재료 비중 클수록 잦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기업들이 비용 압력 등에 대응해 이전보다 더 자주 상품 가격을 올리면서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들의 상품 가격 인상 폭은 이전과 비교해 크게 늘지 않았으나, 인상 빈도가 크게 늘었다. 가격 인상 빈도가 잦아진 상황에서 유가 상승 등 외부 충격이 발생하면 물가가 더욱 가파르게 오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팬데믹 이후 국내기업 가격조정행태 변화 특징과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의 생필품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의 가격 조정(인상·인하 빈도, 할인 등 일시조정 제외) 빈도를 조사한 결과, 2018~2021년 월평균 11.0%에서 2022~2023년 15.6%로 상승했다.

가격 조정 빈도는 해당 기간 가격 조정 기회들 중 실제로 기업이 인상·인하를 단행한 횟수의 비율을 뜻한다. 이 빈도를 기간으로 환산하면, 평균 상품 가격 유지 기간이 같은 기간 약 9.1개월에서 6.4개월로 단축됐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연 1.3회 정도 가격을 올렸었다면 팬데믹 이후에는 한 해에 약 두 번 정도 올렸다는 의미다.

가격을 한 번 올릴 때 인상률은 평균 20~25%, 인하율은 15~20%로 팬데믹 상황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코로나19 전후 인상 빈도의 증가율이 높은 생필품은 주로 조미료·식용유지, 축산·수산물 가공품 등 수입 원재료의 비중이 커 비용 압력을 많이 받은 품목들이었다.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수준과 기업의 가격 인상 빈도 변화 사이 관계를 분석한 결과 물가 상승률이 4~5%대로 높은 시기에는 같은 비용 충격(유가·곡물가 상승 등)에도 인상 빈도가 늘어나면서 충격이 물가로 빠르게 전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 측은 기업들의 가격 조정 빈도가 높은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물가가 더 큰 폭으로 오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 수준(2%)을 상회하는 상황에서 향후 새 충격이 발생하면 인플레이션 변동 폭이 물가 안정기보다 더 커질 수 있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물가 상황을 판단할 때 기업의 가격 조정 행태가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는지도 지속적으로 점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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