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오타쿠의 욕망을 읽다, "서브컬처가 대중문화를 끝낼 것이다"
[신간] 오타쿠의 욕망을 읽다, "서브컬처가 대중문화를 끝낼 것이다"
  • 석지윤
  • 승인 2024.03.1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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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등 68개 작품 기반
日 문화에 열광하는 이유 분석
‘찐’ 취향 통해 미래트렌드 예측
오타쿠의 욕망을 읽다
마이너 리뷰 갤러리 지음/메디치미디어/316쪽/1만9천800원

16만 유튜버이자, 독특한 시선으로 서브컬처와 사회문화를 비평하는 저자의 첫 번째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그동안 경험한 대중문화가 머지않아 끝날 거라고 내다본다. 그 자리는 수많은 ‘마이너한’ 문화들이 차지할 것이고, 그중 오타쿠 문화는 대중문화를 대체할 핵심 문화가 될 것이라고 저자는 예측한다.

책에선 ‘드래곤볼’, ‘원피스’, ‘세일러문’ 등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부터 ‘신세기 에반게리온’ 등 오늘날 오타쿠를 만든 상징적인 작품들까지 총 68개의 작품을 11장에 걸쳐 분석하며, 오타쿠가 누구이며,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를 밝혀나간다. 나아가 저자는 단순히 일본의 오타쿠 문화 분석에 그치지 않고, 해당 문화를 소비하는 한국과 일본의 80, 90년생들이 ‘콘텐츠’에 무엇을 바라는지 얘기한다. 그들이 콘텐츠에 원하는 것은 ‘본질’이 아닌 ‘만족’이다. “콘텐츠가 즉각적으로 나에게 어떤 만족을 줄 수 있는가?”가 지금의 80, 90년생이 콘텐츠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이다.

아울러 모두를 만족시키는 콘텐츠 또한 이제 있을 수 없다. 더 이상 ‘국민가수’나 ‘국민예능’ 등이 나오지 않는 시대에 모든 콘텐츠는 각각의 다른 수요자들의 사적이고 세분화된 만족을 충족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다. 모두에게 공감받을 수 있는 콘텐츠보다는, 그들에게만 공감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앞으로 대부분 문화산업의 전략이 될 것이고, 그걸 가장 잘하는 게 서브컬처이다.

때문에 문화소비자로서 ‘오타쿠’라는 집단을 아는 것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들을 탐구하는 것이 곧 미래 세대를 아는 것이고, 이는 미래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사회 초년생인 30대 초반은 어린 시절 ‘원피스’를 보고 자란 세대이고, 과장급인 40대 초반은 ‘드래곤볼’과 ‘슬램덩크’를 보고 자란 세대다. 그들이 본인의 욕망을 채워주는 ‘즉각적인 만족감’을 그들은 콘텐츠를 보며 느낀다.

“서브컬처가 대중문화를 끝내버릴 것입니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서브컬처가 문화의 주도권을 가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 욕망에 가장 솔직한 집단, 그들이 오타쿠이며 ‘진짜들’이다.

석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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