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생명 안중에 없는 의료계의 철밥통 투쟁
[사설] 국민 생명 안중에 없는 의료계의 철밥통 투쟁
  • 승인 2024.03.1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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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 사태가 4주째 이어지고 있다. 대형병원의 업무 부담이 한계점에 이르고 있고 환자들의 불편 사례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교수들까지 집단사직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휴학계를 제출한 약 1만5천명의 의대생에 대한 유급 시한도 임박했다. 그러나 의료 개혁을 향한 정부 의지도 흔들림이 없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 불안이 날로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을 ‘원칙대로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대통령실과 내각에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종교계 지도자들과의 오찬에서도 의료 개혁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집단사직을 예고하는 의대 교수들에 대해서도 법적 절차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응급환자나 중증 환자에 대한 빈틈없는 비상 대응을 당부하는 한편 의료계에 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11일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사태 해결 방안을 도출하지 않으면 오는 18일 전원 사직하겠다고 했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는 지난 7일 자발적인 사직서 제출에 합의했다. 성균관대와 가톨릭대 의대 등 전국의 다른 의대에서도 집단행동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수들까지 병원을 떠나면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몫이다. 의대생의 대규모 유급 사태도 점차 현실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의료 전달체계가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상급종합병원은 수술실 가동률이 절반으로 줄어든 반면 중증이나 응급환자 중심으로 운영되기 시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증상이 가벼운 환자는 중형병원으로 몰려 환자가 분산되고 있다고 한다. 전문의 위주로 운영되는 중형병원에 비해 2021년 기준 대형병원의 전공의 의존율이 37.8%나 됐다. 이것도 이번 기회에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정부는 의사들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둬야 한다. 그들의 의견을 듣고 설득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의사들은 의료 파행 사태가 장기화하면 결국 정부가 손을 들 것이라 판단해 국가와 국민을 상대로 실력행사를 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 파행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 대비해 만반의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국민을 향한 여론전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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