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청소년, 자원봉사를 통해 정체성을 갖자
[대구논단] 청소년, 자원봉사를 통해 정체성을 갖자
  • 승인 2024.03.28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날씨가 따뜻해지고 교정에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요즘 계절 봄은 청소년과 많이 닮은듯하다. 봄의 기운이 새 이파리와 꽃 봉우리를 틔우듯 청소년들 또한 새 학기 시작으로 새로운 희망과 함께 새 친구를 만나 설레며 선생님을 비롯한 학교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청소년 시기가 그렇듯 비록 어른들이 보기에는 중요하지 않은 일 같지만 지금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스스로 예민한 것들이 많아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한다. 청소년 자신은 하고 싶은 것이나 꼭 해 보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정작 학급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면 때문에 고민하기도 하는데 이 시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것이다.

청소년기는 자신의 가치관과 진로탐색을 통해 자신의 정체감을 찾는 시기이다. 청소년의 자아정체감이란 신체의 변화는 물론 사회적 압박에 혼란스러워 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시작하여 여러 가지 능력과 역할을 인지하고 책임과 가치에 대한 인식은 물론 자신에 대한 동일성을 찾아 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자신의 정체감을 찾기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라서 방황도 하고 고민도 하는 것이다. 에릭슨은 이런 방황이나 고민이 길어지면 자신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느끼는 정체성 혼미가 온다고 했다.

그래서 청소년기에는 자신을 탐색하고 사회를 조망하며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신의 정체감을 찾는 과정에서 삶의 가치관은 물론 진로가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있는 청소년은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정체감을 찾을 수 있는데 정작 우리 청소년은 학교나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의 사회참여 방법으로 자원봉사활동이 대표적인데 최근 해가 거듭될수록 증가하던 청소년자원봉사활동 참여가 급감한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코로나 19상황이 끝났지만 올해부터 대입제도에 비교과 활동인 봉사활동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청소년의 자원봉사 참여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중학생의 경우 의무 봉사시간이 있는데 대부분 교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청소년이 지역사회에 나와서 지역사회 일원으로 참여하는 자원봉사의 필요성을 청소년 스스로가 잃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실제로 대구 자원봉사 포털에서 확인해 보면 청소년 자원봉사 참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으나 2019년도 6만4천여명이었던 청소년 자원봉사가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도에는 2만9천명으로 55%가 줄어들었고 22년도에는 19년 대비 27%인 1만7천명에 그쳤다.

자원봉사는 스스로 봉사하는 것이다. 그동안 청소년이 대학입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 것도 문제지만 대학입시 제도가 바뀌었다고 더이상 자원봉사를 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이다. 청소년의 자원봉사는 단순한 이웃이나 사회 그리고 우리 공동체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자원봉사 활동들을 통해서 청소년기에 이웃과 사회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얻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잘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때는 스스로 흥미를 느끼며 자신의 재능이나 소질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청소년 자신이 살아가는 공동체 속에서 소속감을 느끼게 되며 이런 측면에서 청소년의 자원봉사활동은 지역과 청소년을 연결해주는 연결고리가 되면서 청소년의 정체성을 찾기도 하고 스스로 성장하기도 하는 중요한 활동이다.

이런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그동안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경험이 없었다면 자기 자신에 대해 새로운 시각이 시작되는 것이다. 청소년은 일반적으로 또래집단에서 자신의 동일시 대상을 찾거나 존경하는 위인과 영웅에게서 동일시의 대상을 찾으려 애쓴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다양한 공동체에 소속해 보기도 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보기도 한다. 이런 실험적인 활동과 참여를 통해 긍정적인 자신의 정체감을 확립하는 것은 이후 성인이 되어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부정적 상황과 심리적인 위기를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청소년은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사실 이런 질문들은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문제이다. 청소년기에 답을 찾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두고 알 수 없지만 여러 가지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시도들이 사회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길 바란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