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지혜로운 새와 어리석은 사냥꾼
<팔공시론>지혜로운 새와 어리석은 사냥꾼
  • 승인 2011.07.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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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성 논설위원

어느 산골에 새 사냥꾼이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일찍부터 좋은 징조에 집을 나선 사냥꾼은 운 좋게도 새 한 마리를 잡았다. 운이 얼마나 좋았는지, 그가 잡은 새는 모두 일흔 가지의 언어를 이해하고 말하는 비범한 새였다. 그 새는 자기를 잡은 사냥꾼에게 사냥꾼의 언어로 애원하며 말했다. “사냥꾼 아저씨, 제발 저를 놓아주세요. 그러면 저는 당신에게 살아가는 데 유용한 세 가지 교훈을 알려 드리겠어요.”

새 사냥꾼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좋다. 그러나 우선 나에게 그것을 말해라. 그런 다음 너를 풀어줄 것이다.” 그 새는 대답했다. “좋아요. 그러나 우선 당신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늘에 엄숙하게 맹세해주세요.” 새 사냥꾼은 대답했다. “나는 하늘에 맹세코 너의 교훈을 들은 다음 너를 풀어주겠다.”

그 맹세를 들은 비범한 새는 말했다. “주의해서 잘 들으세요. 인생의 유용한 교훈 첫 번째는 `이미 일어난 일은 절대로 후회하지 마라’에요. 그 다음 두 번째 교훈은 `못 믿을 일은 믿지 마라’에요. 마지막 세 번째 교훈은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으려고 절대로 애쓰지 마라’에요. 이 세 가지 교훈을 잘 기억하셔서 인생을 알차게 보내세요.”

인생의 세 가지 교훈을 말한 비범한 새는 새 사냥꾼에게 간청했다. “이제 약속대로 저를 풀어주세요.” 새 사냥꾼도 그 말에 동의하고 새를 풀어주었다. 비범한 새는 날개를 펴고 근처의 높은 나무 꼭대기 가지위로 올라가 앉았다. 그리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새 사냥꾼을 조롱하며 말했다. “당신은 아주 바보로군요. 당신은 내가 몸속에 얼마나 귀한 보물을 간직하고 있는지, 그 보물의 마술적인 힘으로 이렇게 지혜롭게 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나를 풀어주었군요.”

이 말을 들은 새 사냥꾼은 어리석게도 새를 풀어준 것을 후회했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새가 앉아있는 나무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새를 다시 잡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반도 못 올라가 발이 미끄러져 나무 밑으로 떨어졌다. 워낙 높은 나무여서 밑으로 떨어진 새 사냥꾼은 다리뼈가 부러졌다. 그는 고통에 괴로워하며 비명을 질렀다.

높은 가지위의 새는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당신은 정말 바보로군요. 나는 조금 전에 당신에게 인생의 교훈 세 가지를 분명히 전달했는데, 당신은 그새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군요. 나는 당신에게 이미 일어난 일은 절대로 후회하지 말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당신은 나를 풀어준 것을 후회했어요. 그리고는 나를 다시 잡으려고 애썼어요. 나는 당신에게 믿을 수 없는 것은 믿지 마라 고 말했어요.

그런데도 당신은 마치 내 몸속에 무슨 보물이 있는 냥 믿어버렸어요. 나는 비록 여러 가지 언어를 말하지만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평범한 새에요. 마지막으로 나는 당신에게 얻을 수 없는 것은 절대 가지려고 애쓰지 마라 고 분명히 말했어요. 그런데도 당신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나무위로 올라와 날개가 달린 나를 잡으려고 했어요. 결국 당신은 내말을 듣지 않고 방금 알려준 인생의 교훈을 잊어버려 나무 밑으로 떨어져 뼈가 부러지며 고통에 신음하며 누워 있잖아요.”

비범한 새는 말했다. “당신 같은 사람을 두고 잠언에서 한마디로 총명한 자를 경계하는 것이 매 100대로 미련한 자를 때리는 것보다 더욱 깊이 박히느니라. 라고 말하고 있어요. 불행히도 사람들 중에는 당신 같은 바보들이 아주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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