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조사, 미군을 신뢰할 수 있나
고엽제 조사, 미군을 신뢰할 수 있나
  • 승인 2011.07.1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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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미군기지 캠프캐럴 내부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는 한미 공동조사단의 발표에 즉각적인 발굴조사를 요청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지 내부의 오염 가능성이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만큼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지만 미군 측의 자세는 정반대여서 갈등국면까지 조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하 10m까지의 금속물질을 탐지하는 자력(磁力) 탐사 결과, 미확인 금속성 물질이 가장 많이 분포하는 곳은 헬기장 1지역의 북쪽 중앙이다. 한미 공동조사단은 8일 공개한 자료에서 미확인 금속성 물질 탐지지역 11곳을 점선으로 표시해 배포했는데 총면적은 최소 600㎡가량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해당 구역 안에서 금속물질이 탐지되지 않은 빈 공간이 적지 않아 실제 면적은 200㎡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를 확인하는 단계에서 한-미간에 의견대립이 생긴 것이다. 미군 측은 매설물이 확인된 지역과 기타 건강위해성 평가를 위해 필요한 지역 등 40개 지역 토양시료를 채취해 추가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땅속으로 2인치 정도의 관을 박아 시료를 채취한 뒤 검사한다는 것인데 분석결과는 8월말께 나오게 된다. 그리고 이 토양시료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될 경우 발굴조사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측은 곧바로 시굴조사에 들어가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시민단체 역시 이미 기지 내 오염 가능성이 여러 차례 확인된 만큼 더 이상의 조사는 시간 낭비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합리적인 듯 하지만 필요 없는 단계를 거치면서 날짜를 허비하려는 속셈이 내비친다. 캠프 캐럴 헬기장 1지역의 지구물리탐사 결과는 고엽제 드럼통이 묻혀 있을 가능성만 알려줄 뿐, 탐지된 금속물질이 실제 드럼통인지, 아니면 다른 이물질인지,

또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의 의문을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면 곧장 발굴조사로 들어가면 될 일을 시추조사는 또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신범 실장도 “토양의 경우 오염물질이 1m도 확산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며 “아무리 구멍을 많이 뚫어도 확인이 안 된다”고 말하면서 1m 옆에 고엽제 드럼통이 있더라도 시추구멍으로는 확인이 안 될 수도 있음을 강조했다.

버치마이어 미 공병부대참모부장은 “지금까지 전, 현직 캠프캐럴 근무자 등 125명을 인터뷰했고 관련 문서들을 검토했다”며 “하지만 스티브 하우스씨의 매립 증언을 제외하고는 고엽제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곧바로 발굴조사에 나서는 것이 상책이다. 우리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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