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따사로운 봄날
아지랑이 피는 들길에서
꽃바람 부는 강둑에서
아낙들이 무릎 꿇고 기도를 한다
세상 쓴맛 단맛 다 아는 사람들이
봄만 되면
삼삼오오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모여서
사람 아닌 땅을 보며 머리를 조아린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하였건만
저마다 제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
작은 들풀 하나만도 못함이었나
땅에 엎디어 있는 아낙들의 모습이
간절히 기도하는 사무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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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경남 김해 출생, 월간 문학세계 시부문 등단, 부산문인협회, 부산여성문학인회, 강서문학회원, 시집「세상읽기」, 부산강서구의회 근무 중
해설) 목가적인 시골 풍경이 때로는 엄숙하게 보일 때가 있다. 파릇한 새순이 올라오는 봄이면 들길에서 쑥 캐는 아낙들. 다소곳이 앉아 바구니마다 연록의 마음을 담아 올리는 모습이 참으로 경건하다
-해설:서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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