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승자
통 큰 승자
  • 승인 2012.12.2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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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쌍규 (주)Dream Care 지식충전소 대표사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나이 육십에 국민에게 청혼해서 국민의 프러포즈를 받았다. 투표자 3천72만명 중 51%인 1천600만표 가량을 얻어 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득표율 50%를 넘긴 대통령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명박 정부 실정에 대한 분노의 크기보다 다가오는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과 북한 로켓 발사 성공, 일본 우익 정권 출범 등 심상찮은 동북아 정세를 향한 우려가 컸던 것이다. 국민들은 전례 없는 세대간 투표전쟁에서도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 민생 중심의 새 정치를 선택한 것이다.

승리의 요인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전례없이 결집한 보수표가 유효했다. 진보가 결집하면서 보수가 엄청나게 위기감을 느끼고 대구·경북과 충청·강원 등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 득표가 이를 뒷받침했다. 서울도 2002년 16대 대선에 비해 3%포인트 가까이 상승하였지만, 진보·야권이 결집보다는 보수 결집도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후보는 당선된 후 ‘민생 대통령’, ‘약속 대통령’, ‘국민대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국민에게 선언했다. 양자대결 결과로 박 당선자는 41년 만에 과반 득표를 기록했지만, 75.8%의 투표율을 감안하면 전체 유권자 중 박 당선자 지지는 40% 정도다.

지금 박 당선인에게 가장 절실한 자세는 자신을 지지한 1천600만 국민과 함께 자신의 경쟁자에게 표를 던진 반대편 1천500만 국민의 마음을 정확히 읽고 그들을 진정으로 끌어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새로운 출발의 통 큰 민주적 리더십과 미래지향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첫째, 이번 대선 결과로 한국 사회는 보수·진보, 세대 간, 지역 간 3대 양극화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이 갈등을 치유하지 않고서는 성공적인 민생정부를 만들 수 없다. 박근혜 정권은 과감한 탕평을 통해 반대·소외세력과 융합 통합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이념·지역·계층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탕평을 시도해야할 것이다. 이명박 정권처럼 요직을 전리품으로 생각하면 반대세력의 동참을 유도하지 못한다. 박근혜 정권이 과거정권과 다르다는 걸 보여주어야 한다.

먼저 선거기간에 발생한 모든 고소고발을 대승적 차원에서 먼저 취하해줘야 한다.

둘째,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서민들은 사회양극화로 큰 경제적 고통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왔다. 20대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번듯한 직장을 구하기가 힘들고 40대 후반 50대 초반만 돼도 언제 해고장이 날아들지 알 수 없는 고용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젊은 부부는 아이 보육비와 교육비가 걱정돼 출산을 꺼리는 분위기다. 국민소득 2만5천달러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소득의 불평등, 기회의 불평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더 큰 좌절을 겪고 있다. 이들 국민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 심리적 박탈감, 기회의 불평등, 지역적 소외감을 직시하고 그들과 소통하고 껴안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셋째, 선거 기간 반대 진영은 박근혜 시대가 열리면 과거 권위주의 시절로 회귀할 것처럼 공격하고 박 당선인을 지지한 적지 않은 국민도 이런 우려를 아직까지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박 당선인의 대승적 변화 자세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당선인 주위에 바른말을 서슴없이 할 줄 아는 인재를 개방적으로 모아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 불통(不通)시대가 이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성공 여부는 지지자들만이 아니라 당선인을 찍지 않은 절반의 반대파들 손에도 달려 있다. 반대파들이 박근혜 당선인을 우리 대통령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성공의 첫걸음이자, 진정한 국민대통합이고 시대교체일 것이다. 정권을 그들만의 권력으로 생각한 대통령들은 반드시 실패한다. 이런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권력을 ‘그들’의 품에서 끌어내어 국민들의 아픈 가슴속에 바쳐야 한다. 인수 작업 2개월이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통 리더십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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