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시설·고품격 콘텐츠…“멀리 갈 필요 있나요?”
쾌적한 시설·고품격 콘텐츠…“멀리 갈 필요 있나요?”
  • 황인옥
  • 승인 2014.03.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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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립 한계 딛고 지역최고 문화기지로 자리잡은 두 공연장

봉산문화회관 안덕임 관장 아양아트센터 김형국 관장
지역 문화 창달의 산실인 봉산문화회관(중구)과 아양아트센터(동구)가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는다. 구립공연장으로 나란히 10주년을 맞는 두 공연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행정시스템의 안정화와 콘텐츠분야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며 지역 최고의 문화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두 공연장의 최근 변화에는 봉산문화회관 안덕임 관장과 아양아트센터 김형국 관장의 역할이 있었다. 행정가 출신의 안 관장과 전문예술인 출신의 김 관장은 서로 다른 출신성분의 소유자지만 지역문화 부흥에 대한 열정만큼은 한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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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문화회관 안덕임 관장

중극장이지만 대극장 못지않은 품격과 콘텐츠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격조있는 극장이 되겠습니다.”

봉산문화회관(이하 봉산)의 최근 성과는 그야말로 괄목할 만하다. 지난달 말 대구문화재단의 ‘2014문화예술진흥공모사업’의 최종심사결과 발표에서 봉산문화회관이 최고 평점을 받아 2년 동안 3억원을 지원 받게 됐다. 이번 응모에 봉산은 대구시내 12개 기관 중에서 6개 기관에 선정되고, 그 중에서도 최고금액 지원처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또 그에 앞선 2월 초에는 ‘한문연 대구·경북지회 정기총회’에서 대구경북 30개 공연장 중에서 한문연 대구·경북지회장이 선정하는 최우수기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봉산문화회관의 성과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상주단체인 MAC시어터와 봉산문화회관이 함께 제작한 뮤지컬 ‘사랑꽃’이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에 창작지원작으로 참가해 외국 및 타 지역 작품을 제치고 대상을 거머쥐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같은 봉산의 괄목할만한 변화는 지난 2011년 안 관장이 부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대구의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안 관장 취임 이전까지의 봉산은 주민들이 쉽게 접근하기에 문턱이 높은 공연장이었다.

깨끗하지 못했던 회관 앞 광장과 권위적인 시설, 부실한 콘텐츠는 시민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데 유효하지 못했다.

문화로 시민과 자유로운 소통을 지향한 안 관장이 부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회관 시설을 정비하는 것이었다.

청결을 최우선으로 공연장 스피커 시스템 및 디지털 콘솔 설치, 무대조명램프 구입, 포토존 설치 등 회관 환경 개선에 나서고, 광장은 시민과 함께 하는 공간으로 개방해 친근한 공연장 이미지를 확립해 갔다.

환경 개선과 함께 콘텐츠 분야 보강에도 박차를 가했다. 중구청의 근대골목투어와 연계해 상주단체인 MAC시어터와 함께 골목길 시리즈를 중극장에 맞는 창작뮤지컬로 제작해 무대에 올렸다. 딤프 대상작인 뮤지컬 ‘사랑꽃’ 또한 골목길 시리즈 4탄 중 2탄으로 제작된 것이었다.

안 관장은 창작뮤지컬 제작 외에도 대구에서 좀처럼 만날 수 없었던 인디음악, 재즈 음악을 시리즈 공연으로 기획해 다양한 문화가 함께하는 봉산의 이미지를 구축해갔다.

안 관장이 특히 관심을 기울인 부분은 지역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과 문화강좌다. 회관에서 전시 중인 작가와 함께 전시 작품을 만들어보며 미술에 대한 자연스러운 이해를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뮤지컬의 이론과 연기를 배우며 공연까지 선보이는 뮤지컬 체험프로그램도 높은 호응 속에 진행해 오고 있다.

행정과 문화가 접목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안 관장이 세운 봉산의 10주년 비전은 ‘시민과 함께하는 봉산문화회관’이다.

이는 안 관장이 일관되게 추진해온 시민과의 교감지수 높이기의 연속선상과 궤를 함께한다.

이에 따라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가족극 시리즈와 야외공연장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함께 하는 ‘거리의 악사’, 대한민국 극단 대표작 시리즈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10주년 기념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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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양아트센터 김형국 관장

“지역 주민들이 가족과 가벼운 외식을 하듯이 아양에 들러 좋은 공연을 보고 갈 수 있는, 거리적으로 친근하지만 콘텐츠는 최고인 공연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해 9월에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독주회가 대구에서 열렸다. ‘건반위의 구도자’라는 별칭을 얻고 있는 피아니스트 백건우를 대구에서 독주회로 만나는 것도 반가웠지만, 구립공연장인 아양아트센터에서 열린 ‘최고 품격’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됐다.

올해는 그 두 번째 시리즈로 바로크 음악 원전 연주에 있어 세계 최고 권위팀를 자랑하는 ‘파비오 비온디 & 에오로파 갈란테’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적인 음악가의 아양 초청은 ‘최고의 품격’을 표방하는 아양아트센터(이하 아양) 김형국 관장의 기획이다. 구립공연장의 부족한 예산으로 세계적인 권위의 음악가를 초청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김 관장의 진정성과 열정이 이를 가능케 이끌었다.

지난 2011년 8월 부임해 아양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 관장은 일복 많은 사람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다목적 시설’의 이미지를 벗고 전용공연장으로서의 정체성 확립하기 위해 오페라와 쥬크박스 스타일의 뮤지컬 공연을 직접 제작해 무대에 올리며 구립공연장으로서는 드물게 실험성 짙은 시도들을 펼쳐왔다.

또 지난해는 동구문화체육회관에서 아양아트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전용공연장으로서의 대외적인 이미지 구축에 노력하고, 안정적인 행정 지원 강화를 위한 재단화 전환에도 역할을 보태왔다.

그가 ‘최고 품격’ 아양을 위해 준비한 메인 요리는 수준 높은 공연물의 직접 제작이다. 잘 만들어진 기획을 가져와 1회성 공연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결과를 축적할 수 있는 공연물 직접 제작에 눈을 돌린 것이다.

바로크 오페라 제작은 한정된 예산으로 최고의 만족도를 이끌어 내기 위해 선택한 김 관장의 묘수였다. 영화나 드라마, CF에서 자주 들을 수 있을 만큼 친근한 음악과 오페라 규모가 적은 이점이 작용했다.

2011년부터 대구 초연 헨리퍼셀의 ‘디도와 에네아스’, 한국 초연 헨델의 아시스와 갈라테아, 한국 초연 헨델의 ‘리날도’ 등의 바로크 오페라의 수작들을 제작해 지역 뿐만 아니라 서울의 전문가들로부터로 찬사를 받았다. 올해는 제4탄으로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를 제작한다.

바로크 오페라와 함께 아양이 두 번째 택한 메인 요리는 쥬크박스 스타일의 뮤지컬이다. 2010년 ‘달콤한 연인들’, 2011년 황순원의 ‘소나기’, 2012년 알폰스 도데의 ‘별’, 2014년 오페라 박쥐를 테마로 한 ‘두 얼굴의 사랑’ 등을 제작해 반향을 불러왔다. 이 작품들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음악들을 엄선해 청소년에게 친근한 공연으로 기획됐다.

올해 10주년을 맞는 아양은 보다 풍성한 공연과 공연장 리모델링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면에서 ‘최고 품격’의 공연장으로 변신을 모색한다. 2년간 국·시비 60억의 예산을 확보해 올 6월부터 8월까지 18억의 예산으로 무대와 음향, 조명, 객석, 공연장 벽면 등 전체적인 시설을 보강한다. 나머지 18억은 내년 리모델링에 활용될 계획이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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