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집단 트라우마’
‘세월호 집단 트라우마’
  • 김종렬
  • 승인 2014.04.2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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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감·분노 이상하다 생각말고

감정 나누고 스트레스 관리해야..

학교·직장생활 등에 어려움 발생하면 전문의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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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대가대병원 교수
전 국민이 ‘패닉상태’다. 지난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사고로 실종·사망자 가족뿐 아니라 구조에 나선 수색대원, 소식을 접하는 국민들은 슬픔과 안타까움, 우울감, 울분 등으로 트라우마(Trauma·정신적 충격)를 겪고 있다.

과거 대구지역에서는 1995년 4월 대구지하철 공사 현장 가스폭발 사고와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방화 사고로 인한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있어 이번 세월호 사고로 지역민이 느끼는 정신적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대형 참사에 대한 ‘공감 정서’가 어느 지역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충격적인 대형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겪은 사람들의 불안 증세가 심해지면 일상생활에 방해를 받게 된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지난 22일 세월호 사건을 겪는 국민들을 위한 정신건강을 위한 안내문을 내고 정신적인 충격을 치유하는데 도움이되지 않는 것과 도움이 되는 행동과 자세를 제시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도 애도와 슬픔의 감정으로 비롯된 급성 스트레스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발전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한 사고를 경험하고 난 후 그 충격으로 나타나는 정신 질환이다. 전쟁, 자연재해, 교통사고, 테러, 강도 등 각종 사건·.사고을 겪은 뒤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희생자에는 아직 꽃도 피워보지 못한 10대 청소년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국민들이 느끼는 슬픔과 분노 등의 강도는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주로 재경험, 회피 반응, 깜짝 깜짝 놀라는 각성상태 등 3가지 증상으로 나타난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지 수개월 이내에 증상이 보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사건 이후 몇 년이 지난 후에도 나타나기도 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사건 후 스트레스를 치료하지 않으면 자연 회복되는 약 30%를 제외하고 40%는 가벼운 증상, 20%는 중등도의 증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10%는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또 일반적으로 나이가 매우 어리거나 반대로 고령에서 발생한 경우 중장년층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종훈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대구광역정신보건센터장)은 “현재 나타나는 증상은 급성 스트레스 반응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간 것은 아니다. 4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PTSD 단계로 진행될 수 있다”면서 “사고직후 급성 스트레스 장애를 겪은 10%가 PTSD로 갈수 있어 문제가 된다. 90%는 회복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약한 부분을 잘 살피고,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관련 뉴스는 희생자 가족뿐만 아니라 단원고 학생·교사, 구조 활동가, 일반국민들에게까지 급성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일부는 PTSD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종훈 교수는 “무엇보다 피해가족 및 유가족들에게는 심리적 안정을 찾도록 주위의 배려가 필요하다. 일반 국민들은 상실감과 분노, 위기감, 불신감 등의 감정을 이상하다 생각하지 말고 믿을 만한 사람과 감정을 잘 표현하는 등 평상시 스트레스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혹시 학교나 직장을 가지 못하는 등의 기능적 결함이 발생하면 전문의를 찾아 도움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렬기자 daemu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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